[동아일보에 바란다]'마사회 강제해직' 단독보도 눈길

  • 입력 2002년 4월 11일 18시 31분


왼쪽부터 독자위원 조형오 윤혜신 김한아 한정신 박영신 김용훈 최준혁씨
왼쪽부터 독자위원 조형오 윤혜신 김한아 한정신 박영신 김용훈 최준혁씨
▼서울-수도권 12차 회의▼

동아일보 ‘서울 및 수도권 독자위원회’ 제12차 회의가 지난달 26일 오전 10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14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 독자위원 7명이 참석했다. 본사에서는 김학준 사장과 문명호 오피니언팀장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3월 한달 동안 본보 지면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

▽윤혜신〓철도와 가스 발전노조 등 공기업 파업 보도는 시민들의 불편함에 초점을 맞추었을 뿐 파업의 원인과 과정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 또한 공공부문 민영화를 밥그릇 싸움으로만 치부해 핵심사항 접근엔 실패했다.

▽조형오〓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은 국민들에게 큰 관심을 끌었다. 노무현 후보의 돌풍 등 민주당 경선의 예상치 않았던 결과에 대해 심층적인 분석을 제공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보도가 음모론, 색깔론 등 상호비방전에만 초점이 맞춰져 제 역할을 못했다고 본다. 3월20일자 A1면 ‘마사회 지역편중 구조조정’은 눈에 띄는 보도였다. 그러나 증상에만 초점을 맞추고 과거 정권부터 이어져온 지역패권주의의 원인 분석과 대책 제시는 부족했다.

▽박영신〓황사 대책에 대해 3월16일자 ‘산과 사람’, 3월23일자 사이언스면 등에서 다루었는데 중국에 나무 심기를 유일한 대책으로 제시했다. 정치보다 더욱 간절한 생활문제에서조차 별 해결책이 없다는데 굉장한 무력감을 느꼈다. 최악의 황사인 만큼 국내외 각계 전문가들의 글을 특집으로 실어 대책을 제시하고 캠페인으로 연결시켰으면 한다.

▽김용훈〓3월9일자 ‘기자의 눈’에서 월드컵 붐 조성이 힘들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나 동아일보도 월드컵을 스포츠면에서만 다룰 뿐 국민적 붐 조성엔 인색했다. 3월13일자 송호근 교수의 칼럼 ‘놀이 월드컵을 만들자’에서 대표팀의 16강 진입만 대학입시 치르듯 준비하니 월드컵이 흥이 날리 없다는 지적은 옳은 말이다. 월드컵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국내 팀 뿐만 아니라 해외 팀에 대한 다양한 정보도 담아달라.

▽한정신〓‘위크엔드’가 처음과 달리 점차 방향을 못 잡는 것 같다.‘파리의 패션쇼’ ‘외국인 자녀 특례입학 시험’ 등이 과연 주말에 두고 읽을 만한 정보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박영신〓3월1일자 A1면 친일파 명단 발표와 관련해 ‘광복회 자의적 선정 유감 표명’ 등의 기사가 실렸다. 동아일보가 해방 후 지체돼왔던 친일파 청산과업 수행이라는 커다란 방향에 대해서는 일단 평가해주고 인촌 선생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지난 1년간 동아일보가 언론사 세무조사나 친일파 문제에 대해 자사 연루 여부에 따라 분석력과 판단력에 큰 차이를 보였던 점이 아쉬웠다.

▽박영신〓3월7일자 A13면 ‘오너 집안 CEO 배경 아닌 실력이다’라는 기사는 과연 100% 그런가 의문이다. 재벌 2, 3세를 적당히 실력을 갖춘 사람들로 부각시켜서 기업의 세습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한정신〓3월7일자 이시형 칼럼의 ‘타슈켄트의 천사들’을 읽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문화면의 ‘독보’ 시리즈는 매우 독특하다. ‘탈북자 입국’을 계기로 외국 국적의 한인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살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집중 점검해보았으면 한다.

▽김한아〓‘2002년 대기업 리더들’은 무척 흥미롭지만 한번에 너무 많은 CEO를 소개하다 보니 나열식이고 피상적인 접근에 머문 느낌이다.

▽최준혁〓3월7일자 경제면 ‘포커스’에 ‘억대연봉 부동산MBA가 뜬다’는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학력이나 경력 등 사례는 그래픽으로 깔끔하게 정리하고, 기사는 뜨는 이유나 배경에 대해 좀더 심층분석을 했으면 좋았겠다.

▽윤혜신〓10여년 만에 최고의 집값 상승률, 전세대란 등으로 서민들이 느끼는 소외감이 극에 달했다. 대선을 앞두고 고의적인 경기 부양 의도가 아닌지 심층 취재가 필요하다.

▽김용훈〓위성방송이 개국돼 3월5일자 ‘3000억원짜리 국책사업 겉돈다’, 14일자 ‘블랙홀에 빠진 위성방송’ 등에서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인 것 같다. 뉴미디어와 국가적 경제손실에 대해 다뤄달라.

▨서울 수도권 독자위원 ▨

김한아(27·여) 연세대 대학 원생(경제학)

최준혁(29) LG 홍보팀 사원

박영신(29·여) 인천고 사회 과 교사

김용훈(32) 아시아어뮤즈 부 사장

윤혜신(37·여) 주부·동화작 가·경기 일산 신도시

조형오(40) 동국대 광고학과 교수

한정신(59·여) 주부·소설가· 경기 용인시 구성면

▼[영호남 5차회의]이공계 살리기에 좀 더 관심을…▼

동아일보 영남 및 호남권 독자위원회 제5차 회의는 독자위원들의 바쁜 일정 때문에 e메일 회의로 대체됐다. 영호남 독자위원들은 2, 3월의 지면을 꼼꼼히 분석하면서 지방 독자들의 기대와 격려를 담은 글도 함께 보내왔다.

▽김기철〓3월20일자 A1, A3면에 한국마사회 강제 해직에 관한 단독기사가 단연 돋보인다. 이 기사는 국민의 정부가 국정운영의 중심을 잃었음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기사로 평가된다. 3월25일자에 이문열씨의 역사연재소설 ‘큰바람 불고 구름 일더니’가 연재된다는 소식에 기뻤다.

▽김대규〓2월26일자 A21면 ‘영어 열풍의 허와 실’에서 토종영어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었다. 3월18일자 A29면 ‘공무원노조 출범 파문 예상’은 이를 걱정하는 국민의 반응이 충분히 실리지 않아 아쉬웠다. 3월22일자 A29면 ‘집행 안 되는 승소판결’은 무능한 판결 집행실태와 그 문제점 등을 골고루 짚어 줘 독자들의 호응이 좋았다.

▽석종근〓선거문화 개혁을 위한 국민참여 특집판 신설을 건의한다. 국민은 새로운 선거와 정치문화를 원하고 있다. 민주당의 국민경선은 바람직한 제도이지만 우리의 법 체계상 없는 제도다. 따라서 국민경선제 도입 필요성의 여론을 조성하고 법을 개정한 후 실시토록 해야 한다.

▽남인희〓민주당 경선과 관련해 노무현 후보의 돌풍을 ‘후보 검증’ 수준이 아니라 동아일보가 특정 후보에 대해 포문을 열고 ‘후보 응징’의 거대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느낌이다.

▽전정희〓2월28일자 A29면 이슈 추적 ‘모성보호 법 따로 현실 따로’는 의미 있는 기사였다. 모성보호법이 지난해 어렵게 통과됐으나 실제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고교 평준화 시리즈에 대해서는 이분법적인 시각말고 평등주의를 충분히 살리면서도 적절히 능력주의를 도입하는 방법에 대한 모색이 좀 더 논의됐으면 좋겠다.

▽김종남〓2월13일자 이슈 추적 ‘무너지는 이공계 대책 없나’는 국가경쟁력과 관련된 이공계 분야 육성을 위한 기사였다. 지속적으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켜 달라.

▨영남권 독자위원

김기철(50·출판업·경북 포항)

김대규(44·경북 구미농협 공 판장장)

석종근(40·경남 진해선거관 리위원회 지도계장)

▨호남권 독자위원

전정희(41·전주 전북여성 정 치발전센터소장)

남인희(41·인터넷문화잡지 전라도닷컴 근무)

김종남(29·전남 순천대 대학 원생)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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