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정주영회장 1주기 추도식]“경제도약위한 충정 되살리자”

  • 입력 2002년 3월 21일 18시 19분



지난해 타계한 고 아산 정주영(峨山 鄭周永) 현대그룹 창업주의 1주기 추도식이 21일 경기 하남시 창우동 묘역에서 열렸다. 또 묘역과 서울중앙병원에서는 각각 추도 시비(詩碑)와 흉상 제막식이 있었으며 고인이 심혈을 기울였던 금강산 관광사업의 ‘현장’격인 금강산에서도 고인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

◇추도식 이모저모=고인의 가족과 각계 인사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추도식에서 유창순(劉彰順) 전 총리는 추도사를 통해 “이 땅에 살아온, 또 살아갈 모든 사람이 가족의 일원으로 추도의 정을 함께한다”며 “아산의 선견지명과 개척정신을 받들어 인류평화와 경제도약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대표인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선친께서는 많은 사람의 가슴속에 꺼지지 않는 등불로 살아 숨쉬고 계시는 것을 느낀다”면서 “선친의 유지를 계승해 국가와 사회의 발전을 위해 더욱 많은 기여를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金대통령등 각계인사 추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추도식에 관계 비서관을 보내 “고인은 경제와 남북관계 발전에 큰 기여를 한 분”이라며 “소떼를 몰고 분단의 벽을 넘었던 고인의 의지와 충정은 후손들에게 길이 기억될 것”이라고 추도의 뜻을 전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정몽구 회장과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정몽준(鄭夢準) 현대중공업 고문 등 고인의 가족이 참석했다.

◇추도 시비 및 흉상 제막식등=추도식에 앞서 박동규(朴東奎) 서울대 교수의 진행으로 구상(具常) 시인이 시를 짓고 서예가 권창륜(權昌倫)씨가 시문을 새긴 추도 시비 제막식이 열렸다.

구상 시인은 ‘겨레의 뭇 가슴에 그 웅지 그 경륜이’라는 제목으로 “하늘의 부르심을 어느 누가 피하랴만 천하를 경륜하신 그 웅지 떠올리니 겨레의 모든 가슴이 허전하기 그지없네. 촌부자(村夫子) 모습에다 시문을 즐기시어 나 같은 서생(書生)과도 한평생 우애 지녀 영원의 그 동산에서 머지않아 반기리”라며 고인을 추도했다.

▼詩碑-흉상 제막식도 열려▼

추도식이 시작된 오전 11시를 기해 서울 계동사옥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현대상선 현대중공업 등 옛 현대그룹 전 계열사 사업장에서는 1분 동안 추도 묵념이 진행됐다.

또 같은 시간 금강산 온정각 휴게소에서도 현지 임직원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추도행사가 열렸다.

한편 아산재단 서울중앙병원은 21일 이 병원 설립자인 고인의 흉상 제막식을 본원 현관 로비에서 가졌다.

홍익대 미대 조소학과 김영원 교수가 제작한 이 흉상은 높이 90㎝의 청동 환조로 돼 있으며 건립비용은 서울중앙병원 직원 5500명의 모금을 통해 마련됐다고 병원측은 밝혔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이진한기자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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