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인구 1000만명…교육대 없는게 말 됩니까"

  • 입력 2002년 2월 7일 18시 35분


임창열 경기지사(오른쪽) 조성윤 경기도교육감(가운데)
임창열 경기지사(오른쪽) 조성윤 경기도교육감(가운데)
경기도가 도내 교육계의 숙원인 교육대학 설립을 위해 ‘1000만명 서명 운동’을 벌이는 등 교육대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교육인적자원부 등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도는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가 지역에 한 곳도 없고 인천교육대에 420명 정원의 ‘경기반’이 설치 운영되고 있으나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교육대 설립을 주장하고 있다.

도는 지난해 말 ‘경기교육대 설립 1000만 서명운동 추진위원회’(위원장 김태경)를 결성한 뒤 본격적인 운동을 펼쳐 7일 현재 총 180만명이 서명했다고 밝혔다.

▽경기지역 초등교육 현황〓경기지역 초등학생은 최근 5년간 20.6%(전국 평균 8%)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초등교원 부족 및 교육의 질 저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도내에는 2만6515명의 교사가 835개교에서 학생 88만9000명을 가르치고 있어 교사 1인당 학생수가 33.5명으로 전국 평균(28.7명)을 훨씬 넘고 있다.

과밀학급수(36명 이상) 또한 1만8371학급으로 전국 과밀학급 6만7281학급의 27.3%를 차지하고 있고 학급당 학생수 역시 40.6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실정이다.

도내에는 지난해 초등학교 교사가 929명이 부족한 데 이어 올해는 1071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퇴직교사 등을 이용한 기간제 교사나 교과전담교사 등이 많이 활용돼 교육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기도 주장〓경기도는 “인구 150만명인 충북에는 2개의 교육대가 있는데 인구 1000만명인 지역에 교육대가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도내 교육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교육대가 설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도는 95년부터 교육대 설립을 추진했으나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묶여 4년제 대학 신설이 불가능하자 일단 인천교육대의 분교(경기캠퍼스) 형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도는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옛 석산부지 9만3000평에 연건평 1만400평 규모의 분교를 지어 입학 정원을 500명, 전체 학생수를 2000명으로 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도는 지난해 9월 교육부에 교육대 부지와 건축비 380억원까지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는 “도내 신규 임용 초등교사의 70%는 타지역 출신”이라며 “도내 교육의 정체성을 위해서도 교육대 설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대〓그러나 전국 11개 지방교육대학총장협의회와 교육부는 경기교육대 설립에 반대하고 있다.

교육부 측은 국립대 구조조정 방침에 어긋나고 전국적으로 교원 수급에도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대 총장 협의회도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배출되는 교육대 졸업생의 수도권 임용기회가 줄어든다며 반대하고 있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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