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존스 홉킨스대학 진학한 장혜윤양

  • 입력 2002년 1월 16일 18시 20분


“‘대학만 가면 끝’이라는 국내 대학의 안일한 분위기와 열악한 교육환경이 싫었어요. 더 나은 교육여건에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미국 대학을 선택했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1학년 장혜윤(張e允·18·사진)양은 지난해 대원외고를 졸업한 순수 ‘국내파’ 유학생이다. 대학에 진학하기 전 장양의 해외 경험은 중학교 시절 영국 어학연수 3주가 전부다.

장양은 “선배들을 통해 국내 대학의 열악한 교육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장래 희망인 생명공학 분야 연구원이 되려면 아무래도 생명공학 선진국인 미국 대학이 유리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양은 고교 2학년 때부터 친구 5명과 함께 스터디모임을 만들어 영어 단어 공부에 주력했다. 하루에 100∼400개의 영어단어를 외우거나 복습했고 미국 소설과 타임지 등을 꾸준히 읽으면서 어휘력과 독해력을 키웠다. 문과반이었지만 SATⅡ 선택과목으로 생물을 선택해 영어 원서 교재와 국내 생물 참고서 등을 보면서 독학했다.

고3 때 처음 본 SAT 성적이 1100점 정도에 불과해 한 때 좌절하기도 했지만 어휘력과 독서량 등을 늘려 SATⅠ에서 1380점을 얻었다. 지원하려는 대학에 직접 편지를 보내 원서와 입학 정보를 받아 본 뒤 반영 영역 등에 맞춰 ‘맞춤 학습’을 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포기했지만 내신 성적을 위해 학교수업에 충실했다.

그는 “막상 미국 대학을 다녀보니 학생들의 엄청난 학습량에 놀랐다”며 “룸메이트가 며칠씩 밤을 새우며 공부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장양은 미국 대학의 우수한 교육 여건에도 놀랐다고 한다. 화학 실습실은 학생 1인당 실험 기자재가 구비된 실험용 테이블이 한 개씩 배정된다. 교수 1명이 학생 10여명과 토론하는 세미나식 강의가 많다.

강의 도중 수시로 시험을 볼 정도로 공부에 대한 압박감도 크지만 학부생이 교수의 연구에 참여하고 학점을 딸 수 있는 강의도 많아 연구 경험을 미리 쌓을 수도 있다는 것.

장양은 “한국 학생들은 고교 때 학습량이 많아 공부하는데 지장은 없지만 토론식 수업을 할 수 있는 영어 회화 능력과 적극적인 발표 자세가 필요하다”며 “학습량이 많고 경쟁이 치열한 만큼 대학 생활을 대충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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