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고려인삼 국제시장 약발 다했나

  • 입력 2001년 11월 27일 20시 27분


한국의 고려인삼의 해외시장 점유율 갈수록 떨어지는 등 인삼 종주국으로서의 지위에 빨간불이 켜졌다.

27일 한국담배인삼공사 등에 따르면 세계 인삼의 최대 집산지로 해외 인삼유통의 척도가 되는 홍콩시장에서 지난해 고려인삼 점유율은 물량 기준으로는 3.4%, 금액으로는 17.9%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려인삼은 90년 이전까지만 해도 시장 점유율이 물량은 10%, 금액은 24%를 차지해 세계 2,3위를 차지했지만 차츰 떨어지기 시작해 98년에는 각각 1.8%와 11.8%까지 떨어졌다.

그동안은 고려인삼의 부진을 틈타 중국삼이 시장 점유율을 높였지만 현재는 미국 캐나다 등에서 재배되는 북미산 화기삼(花旗蔘이 물량 67.3%, 금액 66.8%를 차지하는 등 시장을 휩쓸고 있다.

특히 캐나다산 화기삼은 최근 10년간 물량 기준으로 5.3%에서 48.6%, 금액 기준으로 9.3%에서 28.9%로 늘어나는 등 급격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북미 대륙이 주산지인 화기삼은 인디언들이 약초로 써오던 파낙스 퀸케폴리우스 라는 식물로 1800년대 백인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해 한때 골드 러시 와 같은 진셍 러시 가 일기도 했다.

화기삼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화기삼이 열을 내리는 효능이 있다 며 몸을 덥히는 것으로 알려진 고려인삼과 차별화 전략하는 전략이 성공해 인삼의 주요 소비시장이자 기온이 높은 동남아와 중국 상하이 이남 지역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한국인삼연초연구원 최광태(崔光泰) 박사는 "화기삼과 고려인삼의 효능을 비교 연구한 과학적인 자료는 없다"며 "대자본 화기삼 재배농들의 네가티브 홍보 전략이 주효했던 것같다"고 말했다.

최 박사는 또 "96년 홍삼전매제 폐지 이후 국내 업체들의 과당경쟁으로 제품의 질을 떨어뜨린 것이 고려인삼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며 "인삼 품질의 균일화와 유통 단일화 등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화기삼이 한국산 홍삼보다 4분의 1 이상 저렴한데다 가격대와 제품이 다양한 점도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수출업체에 비상이 걸렸고 인삼 재배농가에도 피해가 예상된다.

농림부 관계자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데다 이미 중국내에서 화기삼이 대량 재배되고 있다"며 "현재 고려인삼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학문적 연구와 가격대 다양화 등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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