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특집]"교수 경쟁 있어야 대학교육 향상"

  • 입력 2001년 11월 2일 18시 24분


일부 대학교수들이 대학간, 교수간 교육과 연구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교수업적 평가제, 연봉제 및 계약제에 맞서 교수노조를 결성하겠다고 나섰다. 대학에 시장법칙을 적용해서는 안되며 노조를 통해 학원민주화를 이루겠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교수사회에 경쟁이 없으면 대학이 질 높은 교육과 연구를 제공할 수 없고 인적자원의 질도 향상될 수 없다. 대학의 시장법칙이란 제한된 자원으로 교육과 연구의 질을 최대한 높이자는 효율성의 추구를 뜻하는 것이지, 인기 분야에만 투자하겠다는 상업주의와는 다르다.

교수계약제가 대학의 질을 반드시 향상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교수들 모두가 계약제에 처해 있다면 자기보다 우수한 교수를 선발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정년을 보장받은 교수는 학사운영에서 경쟁적인 입장이 아니라 보다 공정하고 전문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며, 정년보장이란 특혜 때문에 교수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모든 교수에게 거의 무조건적으로 정년을 보장해준다면 대학 발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2002년 이후 신임교수에게만 계약제를 적용하겠다는 교육부 방침은 정년보장제와 계약제의 병폐만 결합시킬 뿐이다. 업적에 근거한 정년보장제와 계약제의 혼합이 대학발전을 위해 더 이상적이다.

대학은 누군가가 누구에 의해 평가받는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다. 교수가 학생을 평가하는 것처럼 소수의 우수성이 다수의 보편성보다 우선해야 아카데미즘이 유지된다. 대학 구성원이 1인1투표제에 의한 민주주의 절차를 따른다면 교육과 연구의 질은 결코 향상될 수 없다.

지나친 정부 규제와 부당한 간섭, 일부 대학 운영자의 독단적인 처사에 저항하는 양심도 교수노조를 만들려는 취지에 포함됐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다수가 집단이익을 추구하려는 시도는 막아야 한다. 교수노조보다는 투명성 전문성 독립성을 갖춘 이사회를 통해 대학을 지배해야 한다.

독고 윤(아주대 경영대학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