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서울대 수시모집 심층면접]본부출제 3문제중 택일

  • 입력 2001년 10월 12일 19시 05분


12일부터 시작된 서울대 수시모집 심층면접에서는 고교과정의 평이한 문제가 많이 출제됐지만 교수들의 까다로운 추가 질문이 2, 3차례 이어져 수험생이 당혹스럽게 느끼기도 했다.

이날 수험생들은 대학본부가 출제한 기본소양과 모집단위별로 마련한 전공적성 문제를 풀어야 했다.

▽기본소양〓모집단위에 따라 대학본부가 출제한 3가지 문제 중 한가지 문제를 골라 수험생에게 물었다. ‘인터넷과 책을 통해 얻는 정보의 차이’(인문대, 법대), ‘호주제도 등 여성 차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인문대, 사범대, 생활과학대), ‘교통사고가 났을 때 현수막 등을 이용해 찾아낸 목격자 진술에 따라 가해자를 처벌할 경우의 문제점’(인문대, 자연대), ‘여성이 남성의 엉덩이를 때리면 성희롱인가?’(자연대) 등의 문제가 출제됐다.

▽전공적성〓모집단위별로 문제가 천차만별이었으며 까다로운 추가질문이 많이 있었다.

△인문대〓인문학적 소양을 물었으며 문제 지문에 한자가 포함되기도 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림 모조품 등을 예로 들면서) 유전자까지 동일한 복제인간과 실제인간의 인문학적 차이와 가치는?’ ‘사랑 고백과 성희롱의 차이는 무엇인가’ 등이 출제됐다.

△사범대〓어문계열은 영문 지문을 읽고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수학 과학계열은 과학 현상 등을 여러 단계로 나누어 물었다. 수험생들은 대체로 영어지문이 어려웠다는 반응이었다.

△자연대〓면접 대기 시간(25분 정도) 동안 주어진 문제를 검토하게 했다. 화학식 등을 종이에 쓰는 문제도 있었다. ‘유전자에 대해 설명하라. 돌연변이와 유전정보가 발현되는 과정을 설명하라. 염색체 돌연변이와 유전자 돌연변이 중 어느 것이 더 위험한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2개의 함수를 주고) 2개 함수를 더하면 주기함수가 되느냐?’ ‘나트륨이 공기 물 액성 상태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등의 문제가 나왔다.

△사회대〓‘남편이 죽으면 아내를 순장시키는 인도의 사티제도에 대한 생각은?’ 등 사회 현상에 관한 질문이 많았다.

△경영대〓‘사이버 공간의 캐릭터인 아바타가 가지는 사회 경제적 영향은?’ ‘임금 문제로 노사가 대립할 경우 경영자와 노조 중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 등 기업과 경제 현상 등에 대한 문제가 출제됐다.

△법대〓‘근무시간 중 인터넷 음란사이트 검색은 징계사유가 되나?’를 묻고 수험생이 답하면 ‘관광 사이트를 검색했다면?’ ‘점심시간에 사용한다면?’ 등 추가 질문이 이어졌다.

▽진행방식〓‘기본소양(3∼10분)’과 ‘전공적성(10∼30분)’ 등 2개 분야로 진행됐다. 오전과 오후에는 다른 유형의 문제가 출제됐다. 면접관은 2∼5명 정도.

수험생 나모양(19)은 “교수들의 추가 질문과 반론 등에 대해 답변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면접관들이 학생의 1차 답변을 ‘기본개념과 원리→응용력 →창의성→자유응답’ 등의 형식에 따라 단계적으로 묻는 방식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경시대회 수상경력과 자기소개서 내용 등 비교과 영역 제출 자료에 대한 질문도 많았다.

오전에 면접을 마친 수험생들이 문제 유형과 면접 진행 방식 등을 대부분 공개해 수험생간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오후에 치른 수험생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박용기자>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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