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31일 중국 현지조사 결과 한국과 기후가 비슷한 산둥(山東)성 일부 지역에서 60만 그루 정도의 ‘조생황금’ 묘목이 길러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6월 한 농업전문지가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자 관계자 2명을 이달 21일 중국에 급파해 사실을 확인했다.
‘조생황금’은 신고배와 신흥배를 교배해 농진청이 9년 만인 98년 개발한 품종으로 맛이 좋고 즙이 많으며 외관이 황금색으로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이 배는 국산 배 중에서 출하시기가 가장 앞선 황금배보다 7일 정도 빠른 9월 상순에 딸 수 있어 추석을 앞두고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다.
농진청은 “이 배의 묘목을 종자관리소와 9개 도 농업기술원 등 공공기관에만 나누어 주었다”면서 “어떻게 중국으로 유출됐는지 경로를 자체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원진(金元鎭) 원예연구소장은 “중국에서 자란 묘목 상태로 볼 때 98∼99년경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에 묘목을 팔 경우 그루당 3∼5위안(1위안은 약 160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농진청은 중국에서 이 품종이 급속하게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리인을 통해 이 품종과 함께 중국인이 좋아하는 ‘황금배’ ‘만풍배’ 등 3종에 대한 품종보호를 중국에 출원했다. 중국은 올 5월말까지 한국산 17종의 배 묘목 6만4650그루를 수입했다고 식물검역소가 밝혔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