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발 배 품종 '조생황금' 중국에 유출

  • 입력 2001년 8월 31일 18시 35분


정부가 개발한 배 품종 ‘조생황금’이 농가에 보급되기도 전인 98∼99년 중국에 밀반출된 것으로 밝혀져 종자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농촌진흥청은 31일 중국 현지조사 결과 한국과 기후가 비슷한 산둥(山東)성 일부 지역에서 60만 그루 정도의 ‘조생황금’ 묘목이 길러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6월 한 농업전문지가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자 관계자 2명을 이달 21일 중국에 급파해 사실을 확인했다.

‘조생황금’은 신고배와 신흥배를 교배해 농진청이 9년 만인 98년 개발한 품종으로 맛이 좋고 즙이 많으며 외관이 황금색으로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이 배는 국산 배 중에서 출하시기가 가장 앞선 황금배보다 7일 정도 빠른 9월 상순에 딸 수 있어 추석을 앞두고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다.

농진청은 “이 배의 묘목을 종자관리소와 9개 도 농업기술원 등 공공기관에만 나누어 주었다”면서 “어떻게 중국으로 유출됐는지 경로를 자체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원진(金元鎭) 원예연구소장은 “중국에서 자란 묘목 상태로 볼 때 98∼99년경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에 묘목을 팔 경우 그루당 3∼5위안(1위안은 약 160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농진청은 중국에서 이 품종이 급속하게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리인을 통해 이 품종과 함께 중국인이 좋아하는 ‘황금배’ ‘만풍배’ 등 3종에 대한 품종보호를 중국에 출원했다. 중국은 올 5월말까지 한국산 17종의 배 묘목 6만4650그루를 수입했다고 식물검역소가 밝혔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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