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교량 터널 곳곳에 균열 누수 「不實 서울」

  • 입력 1999년 9월 28일 19시 40분


서울의 지하철 교량 터널 대형건축물 등 도시 기반시설은 과연 안전한가. 서울시가 28일 국회에 제출한 국감자료 등에 따르면 당장 이용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니지만 안전에 ‘경고등’이 켜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개통된 지 2∼4년밖에 안된 서울지하철의 역사와 터널 곳곳에서 올들어서만 1200건이 넘는 균열과 누수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한강의 15개 교량 중 7곳에서 최근 3년간 교량받침 손상 등의 하자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하자 발생시 철저한 보수공사를 하고 있어 안전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히고 있지만 시민들은 언제 또다시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지 모른다며 불안해 하고 있다.

▼지하철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자체점검 결과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을지로4가역 사이 3㎞ 구간의 터널 벽면 곳곳에는 폭 0.4㎜, 길이 3∼7m의 균열이 20여개나 생긴 것으로 드러났다.

비단 이곳뿐만이 아니다. 서울시가 국회 건설교통위 조진형(趙鎭衡·한나라당)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서울지하철 5,7,8호선 역사와 터널에는 올들어서만 균열 825건, 누수 446건 등 모두 1271건의 하자가 발생했다. 서울지하철 1∼4호선 구간에서도 올 상반기에 균열 2288건을 비롯해 6137건의 크고 작은 결함이 발견돼 보수공사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 교량

교량안전전문가들이 지난해 8월 천호대교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을 벌인 결과 교각과 교각기초 부위의 접합부에 덧씌워 놓은 시설물 64개 중 30개가 강물에 깎여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천호대교의 구조적 안전에는 문제가 없으며 현재 보수공사를 위한 설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국회 건설교통위 유종수(柳鍾洙·한나라당)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97년부터 교량받침의 손상이나 부식 등의 이상이 발견돼 보수공사를 벌인 한강 교량은 전체 15개 중 7개에 달한다.

▼터널

남산 3호터널의 벽면과 천장의 콘크리트 이음부에 균열이 생겨 현재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구기터널과 북악터널의 경우도 벽면과 천장에 균열이 생겨 현재 보수공사가 진행중이다.

▼건축물 불법 구조변경

97년 이후 불법 증개축 및 용도변경으로 적발된 연면적 1만㎡ 이상의 판매시설이나 호텔 등 대형건축물이 16곳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시 관계자는 “삼풍백화점 사고 이후 사라졌던 호텔과 백화점들의 위법행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견 감리회사인 D사 관계자는 “도시기반시설의 경우 아무리 작은 하자라도 철저히 진단하고 대처함으로써 대형 사고를 미연에 막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기홍·김경달·이명건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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