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지자체 정보화평가]「정보 책임자」제도 운영실태

  • 입력 1999년 6월 29일 19시 35분


『기획관리실장은 바쁜자리다.솔직히정보화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다.』(기획관리실장 겸직 CIO)

『보수적인 공무원들의 협조를 받아내기가 쉽지 않다. 복잡한 행정기관의 업무를 파악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외부인사 영입 CIO)

지역 정보화의 견인차인 시도 정보화 최고책임자(CIO)들이 털어놓는 지역 CIO제도 운영의 현주소다.

행정자치부가 지방정부에 CIO제도를 도입하라고 공문을 내려보낸 것은 올 1월. 이에 따라 대구 인천 충남 전남 제주 등 5개 시도가 3월까지, 서울 경기 강원 등 10개 시도는 5월까지 CIO 선정작업을 마쳤다.부산은 아직 CIO가 없다. 흥미로운 점은 중앙 행정기관의 경우 예외없이 기획관리실장이 CIO를 겸하고 있는데 비해 지방은 기획관리실장 겸직 CIO와 외부에서 스카우트된 전문가 CIO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 서울과 대구가 외부 전문가를 CIO로 영입한 경우. 그러나 도입 초기여서인지 지방정부의 CIO제도 역시 중앙정부와 마찬가지로 유형과 무관하게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는 것이 평가위원들의 지적이다.

한국전산원 최성모(崔成模)정보화지원단장은 “기획관리실장이 겸직하면 조직내 위치나 기능으로 볼 때 다른 부서와 원활한 협력관계를 형성해 정보화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장점을 활용하고 있는 시도는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또 외부 전문가를 CIO로 임명한 경우에는 △내부 공무원들의 조직적인 반발로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고 △행정조직의 문화와 업무성격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리는데다 △3년 임기의 계약직이어서 정보화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나타났다.

한국전산원 임수경(林壽卿)평가기획부장은 “CIO는 조직의 업무를 모두 파악하고 있는 내부 인력이 맡는 것이 이상적”이라며 “내부에 전문인력이 없는 점을 감안해 과도기적으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은 불가피하나 동시에 내부 인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기획관리실장으로 조직장악력과 정보화 마인드를 동시에 갖춘 울산의 배종광(裵鍾珖)CIO와 외부 영입파로 열정적으로 정보화사업을 추진중인 대구의 최창학(崔昌學)CIO가 최우수 CIO경합을 치열하게 벌였다. 평가위원들은 외부 전문가를 발탁한 대구시의 실험정신에 손을 들어주었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