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보 대규모 적자…봉급자 주머니 또 털린다

  • 입력 1999년 4월 28일 19시 36분


내년에 실시될 의료보험 통합을 앞두고 공무원교직원의료보험과 지역의료보험뿐만 아니라 직장의료보험조합도 대규모 적자를 내 의료보험 재정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적자를 낸 직장의보조합에 대한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자 직장인들은 “직장의보가 적자를 낸 것은 재정공동사업을 통해 그동안 지역의보에 막대한 돈을 지원한 때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98년 말 현재 전국 1백42개 직장조합중 8개 조합을 제외한 1백34개 조합이 단기적자를 기록했으며 적자규모도 3천8백억원이나 됐다.

이는 54개 조합이 총 2천억원의 적자를 낸 97년에 비하면 1년 만에 적자규모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98년 말 현재 직장의보 적립금은 총 2조2천억원으로 줄었는데 이는 직장의보의 1년치 급여비(약 2조4천억원)를 충당하기에도 모자라는 금액.

이에 따라 현대 대농 동부그룹 등 사업장 조합과 전북 경남 경북 등 지구공동조합 등 22개 직장의보가 금년 들어 보험요율을 월급의 3%에서 4%로 올렸다.

복지부는 또 적립금이 바닥나 재정상태가 악화된 조합에 대해서도 의료보험 통합 전에 보험료를 인상하도록 종용, 직장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만성적자인 지역의보에 이어 직장의보까지 적자를 낸 것에 대해 직장의보측은 지난해 재정공동사업을 통해 지역의보에 2천4백억원을 지원해준 것을 비롯, 91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8천7백14억원을 지역의보에 이전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또 의료보험료는 오랫동안 표준보수월액(월급)의 3.27%로 묶여 있는데 비해 급여혜택은 계속 늘어난 데다 실직자가 늘면서 피부양자도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그동안 매년 월급이 인상됨에 따라 보험료도 자동적으로 올랐으나 지난해에는 월급이 동결되거나 삭감돼 보험료도 사실상 깎이는 바람에 적자 폭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공무원교직원의보는 약 3천2백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1조6백56억원의 정부예산을 지원받은 지역의보도 약 1천5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처럼 적자가 커지자 공무원교직원의보는 이달부터 보험료가 최고 57% 올랐으며 지역 의료보험료도 조만간 오를 예정이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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