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이클링 사업/성공사례]중고신발 수리점 「슈즈닥터」

  • 입력 1998년 3월 2일 20시 08분


국제통화기금(IMF)체제로 소비행태가 바뀌면서 ‘제품수명을 연장해 주는’ 중고품 수리 교환사업이 ‘불황 안타는’ 사업으로 인기다. IMF 극복이 늦어질수록 알뜰 구매 행태가 굳어져 장기적인 사업전망도 밝다.

대전광역시의 중고신발 수리센터 ‘슈즈닥터’의 조영일(趙榮馹·35)사장. 그가 4년여 동안 체인점포에서 기술을 마스터하고 슈즈닥터(042―527―9205)를 창업한 것은 지난해 6월. 처음엔 약간 고전도 했지만 요즘은 내수한파에도 끄떡없이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다.

슈즈닥터의 ‘치료대상’은 뒤틀어지고 굽이 닳고 탈색한 중고신발들. 조사장은 세탁 염색 굽갈이 형태변환 등을 통해 버리기 직전의 신발에 새 생명을 불어 넣는다. 항목당 ‘치료비용’은 대개 4천∼1만원선. 신발 한 켤레를 사는 데 10만원 정도를 지출하는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가격이다.

슈즈닥터의 전화번호는 모두 4개. 점포는 하나지만 국번호는 527,274,622 등으로 여러 개를 갖췄다. 부도심별로 전화번호를 갖춰 소비자들의 주문을 쉽게 이끌어내려는 의도다. 주문이 들어오면 제휴한 오토바이 배송업체가 신발을 수거해 슈즈닥터에 전달하고 수리를 마친 신발을 다시 고객에게 배달해주는 체제로 운영한다.

슈즈닥터는 조사장과 뜻이 맞는 동료 3명이 의기투합, 6천만원을 들여 창업했다. 그러나 창업 두달만에 불이나 점포를 날리고 다시 6천만원을 들여 재창업하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현재 매월 7백만원대의 수입을 올리는데 금융비용 등을 빼고나면 빠듯하게 수지를 맞추는 편. 재창업하면서 은행돈만 끌어쓰지 않았으면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한다.

조사장은 그러나 현재의 경제위기가 최소한 2,3년 지속될 것으로 보고 고객밀착형 영업에 승부를 걸고 있다.

〈박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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