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盧씨 사면/시민들 반응]환영-냉소 엇갈려

  • 입력 1997년 12월 21일 20시 24분


「국민 대화합」 차원에서 취해진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 복권에 대한 반응은 다양했다. 우선 전,노씨의 연고지인 경남 합천 및 대구 경북지역 주민과 피해자측인 「5.18 광주민중항쟁유족회」 등 광주 시민은 『영호남간 대화합을 이뤄내는 전기가 될 것』이라며 대체적으로 사면조치를 반겼다. 김재우(金哉佑·23·연세대 행정학과 3년)씨는 『여야간 정권교체를 앞두고 단행된 이번 사면조치는 새로운 시대의 국민화합을 이뤄내 국민 모두가 경제난국 극복에 나서야 할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자(姜永子·55·주부)씨는 『전,노씨가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들도 한국을 대표했던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환영했다. 그러나 두 전직대통령이 자신들의 죄에 대한 반성과 사과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사면한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과 함께 냉소적인 반응도 적지 않았다. 노희영(盧喜榮·28·주부)씨는 『그들이 저지른 죄를 생각하면 너무 이른 것 아니냐』며 『김대중(金大中)당선자가 대통령에 취임한 뒤 국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여 결정했어야 옳았다』고 지적했다. 은행원 박한진(朴漢鎭)씨는 『사면도 좋지만 몇 차례 재판을 거쳐서도 밝히지 못한 발포책임자 등 광주의 진상규명과 군사독재 아래서 고문당하고 다치고 죽은 사람들에 대한 명예회복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영(朴丁泳·36·금융인)씨는 『경제난국으로 정치적 도덕적 판단력이 거의 마비된 상태인 만큼 사면받는 사람이나 사면해 주는 사람 모두 이런 국난(國難)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자각하고 반성하는 사면복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반성도 하지 않는 사람들을 그대로 풀어준다니 이 나라가 진정으로 법치국가입니까』라며 분노를 표시한 정승화(鄭昇和)전육군참모총장의 의견에 동의하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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