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교부 『KAL기 참사 직접원인 발견 못해』

  • 입력 1997년 9월 2일 22시 43분


대한항공 801편 괌공항 추락사고의 원인을 조사중인 한미당국은 현재까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추정할만한 단서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건설교통부는 3일 개최 예정인 국회 건설위원회 대한항공기 사고대책 소위원회에 제출할 보고서에서 『기체 기상 공항시설 인적요소 등에 대해 조사한 결과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볼 수 있는 사항을 현재까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은 한미 합동사고조사위원회가 KAL 801편 블랙박스의 음성정보기록장치(CVR)와 비행정보기록장치(FDR)를 1차 분석한 결과 나온 것으로 사고초기에 제기됐던 조종사의 「명백한」 실수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미국 언론은 당시 美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관계자를 인용, CVR를 해독한 결과 조종사가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으며 한미 당국은 이에 대해 공식 확인을 거부한 채 『현재 조사중이기 때문에 사고 원인에 대해 어떤 말도 할 수 없다』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건교부 관계자는 이와관련 『CVR와 FDR 분석 결과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두 장치에 담긴 정보는 여러 갈래로 해석되고 있어 사고원인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로써 CVR는 조종실 등 항공기내 대화 기록을 담고 있어 조종사의 명백한 실수가 있었을 경우 비교적 이를 포착하기 쉬운데도 불구하고 적어도 이 장치의 분석에서는 조종사의 실수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한항공기 사고는 앞으로 직접적이고 명확한 원인이 드러나기 어렵고 사고원인의 규명은 단지 관련 정보와 기록의 조합과 해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여 사고원인을 둘러싸고 대한항공, 괌공항당국, 비행기 제작사인 보잉社 등 이해 당사자들의 논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건교부는 사고기의 계기가 괌공항에서 전파방해로 인해 오작동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해 최근 시험 항공기를 괌공항에 취항시켜 전파방해 여부를 조사했으나 별다른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 건교부는 이처럼 사고원인 조사가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자 오는 7일부터 20일까지 2주동안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소속 항공사고 조사 전문가인 카이 프로스텔씨와 리처드 슬래터씨 등 2명을 정부사고조사 자문위원으로 위촉, 정밀 원인 분석을 시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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