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생태계파괴 외래어종]블루길 배스 민통선까지 점령

  • 입력 1997년 7월 11일 08시 04분


토착어종을 멸종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블루길 배스 등 외래 어종과 황소개구리의 폐해가 심각한 가운데 세계에서도 생태계가 잘 보전된 곳인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내 저수지에까지 외래어종이 활개를 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10일 강원 철원군 동송읍 주민들에 따르면 민통선내 최대 인공저수지인 토교저수지에서도 외래 어종이 붕어와 피라미 메기 등 토착어종을 닥치는대로 잡아먹어 토착어종을 보기 힘들게 됐다. 블루길과 배스는 80년대 중반부터는 농수로를 타고 한탄강 상류로 퍼졌고 특히 지난해 7월 폭우때 토교저수지 일부가 무너지면서 한탄강과 임진강으로 대량 넘어가 우리 민물고기들의 서식지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블루길과 배스가 다량으로 서식하고 있는 토교저수지에 대한 학술조사를 실시하고 민간인들이 외래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개방, 민통선내 생태계를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토교저수지는 정부가 지난 72년 철원평야에 농수를 공급하기 위해 3백40여㏊의 저수면적과 1천5백55만t의 저수규모로 만든 인공저수지. 지난 80년부터 주민들은 이곳에서 블루길과 배스를 양식해 왔다. 이어 지난 85년 군당국이 가두리양식장 철거조치를 내리자 주민들이 저수지에 외래 어종을 방생한 뒤 철수해버려 외래어종이 더 넘치게 됐다. 한탄강 어민 金燦植(김찬식·45·연천군 전곡읍)씨는 『블루길과 배스가 토교저수지로부터 유입되면서 붕어 메기 등 토착 민물고기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며 『토교저수지에 있는 외래어종을 없애야 한탄강과 임진강에서 우리 물고기가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육군관계자는 『토교저수지가 민통선 안에 있는데다 군작전지역이어서 민간인에 대한 개방은 어렵다』고 말했다. 〈철원〓권이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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