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성호씨 귀국 속앓이]「서울行압력」불구 『감감』

  • 입력 1997년 5월 10일 20시 17분


金賢哲(김현철)씨 비리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전 대호건설 사장 李晟豪(이성호)씨는 검찰의 「희망」대로 귀국할 것인가. 沈在淪(심재륜)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은 며칠전 이씨 귀국문제를 언급하면서 『안들어오고는 못배길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이씨가 대한민국 검찰을 우습게 알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씨 귀국을 아예 기정사실화하기까지 했다. 검찰이 이처럼 이씨 귀국에 자신감을 표현한 것은 그가 안들어올 수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해 놓았다고 스스로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검찰은 수사초기부터 이씨를 현철씨의 자금관리인으로 지목, 그의 재산을 추적해 이씨가 벌여온 사업과 부동산 현황을 상당부분 파악해놓은 상태다. 특히 동생 상호씨가 운영하는 세미냉장의 공사비 현황까지 모두 파악, 횡령과 탈세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돈 있는 사람들에게는 돈이 가장 큰 무기다. 이씨가 들어오지 않으면 탈세 등의 혐의로 전재산을 몰수해 빈털터리로 만들 것』이라고 이씨에게 상당한 압박을 가했음을 시사했다. 또 이씨가 귀국하지않으면이씨자신 뿐만 아니라 부친인 李鍵(이건)회장과 동생 등 삼부자가 모두 다친다』는 뜻을 이씨에게 전달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그러나 이씨가 검찰의 뜻대로 빠른 시일내에 귀국할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이씨의 한 측근인사는 『이씨는 무엇보다 자신이 한 일을 잘 알고 있다』며 쉽게 귀국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를 잘아는 법조계 인사도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 총회장이 로비를 벌인 정치인 명단을 털어놓았지만 아들까지 구속되고 전재산을 몰수당하지 않았으냐』며 『귀국한다고 해서 재산을 지킬 수 있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이씨가 귀국하겠느냐』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따라 검찰은 이씨의 귀국을 계속 종용하면서도 이씨가 귀국하지 않더라도 현철씨를 사법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 방안의 하나로 검찰은 현철씨의 차명계좌에 입금된 돈의 출처를 확인, 현철씨가 이권청탁으로 돈을 받았다는 범죄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조원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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