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신문고」있으나마나…피해호소만 녹음,해결 『팔짱』

  • 입력 1996년 12월 12일 19시 57분


「종교 신문고(申聞鼓)」. 문화체육부가 지난 94년 4월 「각종 종교 관련비리를 예방 척결하고 건전한 종교활동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설치한 기구다. 당시 사이비종교 전문가 卓明煥(탁명환)씨 피살사건과 영생교 및 대성교회사건, 휴거소동 등이 잇달아 일어나자 문체부는 종무국 총괄과에 「종교 신문고」를 설치하고 언론과 반상회를 통해 대대적인 선전을 했었다. 그러나 그 후 홍보부족으로 이런 기구가 있다는 사실조차 아는 사람이 드문 형편이다. 문체부측도 『신고가 거의 없다』는 이유로 전담인력을 1명만 배치해 놓고 신고접수용으로 설치한 자동응답시스템 전화(02―720―1994)도 현재 문체부 종무국 총괄과 직원들이 일반사무전화로 겸용하고 있다. 「종교신문고」가 이처럼 유명무실한 기구가 되고 있는데 대해 문체부측은 『신고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이용자들은 『신고를 해도 회신 조차 해주지 않는 등 아무 도움이 안된다』고 불평하고 있다. 이번 「아가동산」의 피해자들도 여러차례 「종교신문고」를 두드렸으나 회답조차 없었다고 한다. 박모씨(35)는 『지난 94년부터 여러차례에 걸쳐 「아가동산」과 관련된 피해내용을 전화녹음으로 남겼으나 회신이 온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종교신문고」관계자는 『「아가동산」과 유사한 신고가 여러차례 전화녹음된 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익명이라 신뢰성이 없어 확인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종교신문고」설치 이후 지금까지 접수된 신고건수는 개설 첫해인 94년에는 1백22건이었으나 그 다음해인 95년에는 19건으로 급격히 줄었고 올들어서는 4건에 불과하다. 문체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아가동산」사건을 계기로 적극 홍보에 나서서 앞으로 접수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등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李浩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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