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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 예찬[이준식의 한시 한 수]〈231〉](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09/21/121304675.2.jpg)
하늘은 오늘 밤 저 달을 띄워, 온 세상을 한바탕 씻으려 하네.더위 물러나자 높은 하늘 더없이 깔끔하고, 가을 맑은 기운에 만상이 산뜻하다.뭇 별들은 달에게 광채를 양보하고, 바람결에 이슬은 영롱하게 반짝인다.인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건, 유유자적 저 신선의 세계이려니.(天將今夜月,…
![인생[이준식의 한시 한 수]〈230〉](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09/14/121189555.2.jpg)
책은 마음에 들수록 금방 다 읽히고, 손님은 뜻이 맞을수록 기다려도 오질 않네.세상사 어긋나기가 매번 이러하니, 인생 백년 맘 편할 때가 얼마나 되랴.(書當快意讀易盡, 客有可人期不來. 世事相違每如此, 好懷百歲幾回開.) ―‘절구(絶句)’ 진사도(陳師道·1052∼1101)
![결연한 결별[이준식의 한시 한 수]〈229〉](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09/07/121075318.2.jpg)
산 위의 눈처럼 고결하고, 구름 사이 달처럼 밝아야 하거늘.당신이 두 마음을 품었다기에, 결별을 고하러 찾아왔소.오늘은 술잔 놓고 마주하지만, 내일 아침엔 작별하려 저 도랑가에 있겠지요.도랑가 주춤주춤 배회할 때면, 도랑물도 동으로 흘러가 버릴 테지요.처량하고 또 처량한 이 마음, 시…
![초가을 유감[이준식의 한시 한 수]〈228〉](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08/31/120964238.2.jpg)
어느새 초가을이라 밤 점차 길어지고, 청풍 산들산들 더더욱 서늘하네.이글이글 무더위 사라진 고요한 초가, 계단 아래 풀숲엔 반짝이는 이슬방울.(不覺初秋夜漸長, 清風習習重凄凉. 炎炎暑退茅齋靜, 階下叢莎有露光.)―‘초가을(초추·初秋)’ 맹호연(孟浩然·689∼740)
![이백을 그리며[이준식의 한시 한 수]〈227〉](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08/24/120856303.2.jpg)
이백을 못 본 지 오래, 미친 체하는 그가 참으로 애처롭네.세상 사람들 모두 그를 죽이려 하지만, 나만은 그 재능을 몹시도 아끼지.민첩하게 지은 시 일천 수나 되지만, 떠도는 신세 되어 술잔이나 기울이겠지.광산 옛 마을 그가 공부하던 곳, 머리 희었을 지금이 돌아오기 좋은 때이려니.(…
![순박한 대화[이준식의 한시 한 수]〈226〉](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08/17/120750017.2.jpg)
“댁은 집이 어디세요? 전 횡당(橫塘)에 사는데.배 멈추고 잠깐 묻겠는데, 혹시 고향 사람 아닌가 싶어서요.”“우리 집은 구강(九江) 강변이에요. 늘 구강 근처를 오가지요.같은 장간(長干) 사람인데도, 어려서부터 서로 알지 못했네요.”(君家何處住, 妾住在橫塘. 停船暫借問, 或恐是同鄕.…
![모기 이야기[이준식의 한시 한 수]〈225〉](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08/10/120660904.1.jpg)
실컷 먹고 떠나니 앵두처럼 무겁구나. 굶주리고 올 땐 버들솜처럼 가볍더니.먹은 뒤엔 이곳을 벗어나기 바빠서, 제 앞길은 전혀 따지지 않는구나.(飽去櫻桃重, 飢來柳絮輕. 但知離此去, 不用問前程.)―‘모기에 대하여(영문·詠蚊)’ 범중엄(范仲淹·989∼1052)
![여운의 미[이준식의 한시 한 수]〈224〉](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08/03/120555551.2.jpg)
지난해 오늘 이 집 대문 안, 그 얼굴 볼그스레 복사꽃이 아른댔지. 그사람 어디 갔나 알 길이 없고, 복사꽃만 여전히 봄바람에 웃고 있네. (去年今日此門中, 人面桃花相映紅. 人面不知何處去, 桃花依舊笑春風.) ―‘도성의 남쪽 어느 농장에서(제도성남장·題都城南莊)’ 최호(崔護·772∼84…
![사모곡[이준식의 한시 한 수]〈223〉](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07/27/120453425.2.jpg)
두견새 소리마저 슬프지 않고, 애끊는 원숭이 울음조차 애절하지 않네.달빛 아래 뉘 집에서 다듬질하나. 소리 소리마다 애간장이 끊어진다.다듬이 소리 이 나그네 위한 건 아니련만, 듣는 나그네 머리카락 절로 하얘진다.그 소리 옷을 다듬질하려기보단, 나그네더러 어서 귀향하라 재촉하는 것인지…
![시인의 파격[이준식의 한시 한 수]〈222〉](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07/20/120341405.2.jpg)
까마득히 먼 쓸쓸한 산길, 콸콸 흐르는 차가운 산골짝 개울.재잘재잘 언제나 새들이 머물고, 적적하게 인적이 끊긴 곳.쏴 쏴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펄펄 눈송이 내 몸에 쌓인다.아침마다 해는 보이지 않고, 해마다 봄조차 알지 못한다.(杳杳寒山道, 落落冷澗濱. 啾啾常有鳥, 寂寂更無人. 淅…
![유학자를 향한 일갈[이준식의 한시 한 수]〈221〉](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07/13/120227799.2.jpg)
노나라 땅 노인들 오경(五經)을 논하지만, 백발이 되도록 경전 구절에만 매달린다.나라 경영의 책략을 물어보면, 안개 속에 빠진 듯 흐리멍덩. 발에는 먼길 오갈 때 신는 무늬 새긴 신발, 머리엔 젠체하기 좋은 네모난 두건.느릿한 걸음으로 큰길만 다니고, 걷기도 전에 먼지부터 일으킨다.…
![어부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220〉](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07/06/120118316.2.jpg)
늘그막엔 고요함을 좋아할 뿐, 만사에 다 관심이 없다오.스스로를 돌아봐도 좋은 계책이 없어, 그저 옛 숲으로 돌아올 수밖에.솔바람 불면 허리띠 풀고, 산 달빛 비추면 거문고 타지요.그대 곤궁과 영달의 이치를 묻지만, 어부의 노래가 포구 깊숙이 사라지고 있잖소.(晚年惟好靜, 萬事不關心.…
![영웅 회고[이준식의 한시 한 수]〈219〉](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06/29/120010252.2.jpg)
승패는 군대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법, 수모와 치욕을 견뎌야 진정한 대장부. 강동 젊은이 중에 인재가 넘쳤으니, 권토중래할는지는 그 누구도 몰랐으련만.(勝敗兵家事不期, 包羞忍恥是男兒. 江東子弟多才俊, 捲土重來未可知.)―‘오강정에서 짓다(제오강정·題烏江亭)’ 두목(杜牧·803∼852)
![소동파와 음주[이준식의 한시 한 수]〈218〉](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06/22/119900513.2.jpg)
근심 걱정 모르는 어린 아들, 앉으나 서나 내 옷자락을 잡아끈다.아이에게 막 화내려는 참에, 철없는 애 아니냐며 마누라가 말린다.애도 아둔하지만 당신은 더하구려. 즐기면 되지 무슨 걱정이시오.이 말에 창피해서 돌아와 앉았는데, 술잔 씻어서 내 앞에 내놓는다.그 옛날 유영(劉伶)의 부인…
![농염한 연가[이준식의 한시 한 수]〈217〉](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06/15/119792923.2.jpg)
요사이 대문 앞 개울물 불어났을 땐, 낭군의 배 여러 번 몰래 찾아왔었지요.배가 작아 붉은 장막은 펼칠 수 없고요. 어쩔 도리 없이, 짝을 이룬 연꽃 그림자 아래서 하염없이 슬퍼하고만 있답니다.원컨대 소첩이 붉은 연꽃이 되어, 해마다 가을 강 위에 돋아났으면.낭군 또한 꽃 아래 물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