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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밑줄 긋기]단무지와 베이컨의 진실한 사람](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5/07/106817008.1.jpg)
하늘의 별은 내가 다 심었지/시인은 가끔 거짓말을 하네/하늘의 별을 포기 포기 심느라/어제 잠을 한숨도 못 잤지/흙 묻은 손을 보여주며 밤새워 어둠 속에서 밭일하던 시인/손톱 밑에는 반짝이는 별의 금물이 들었네//마취총에 맞아서 하루하루 비틀대며 가는 사람들/불안의 마취총에 맞아, 분…
![[책의 향기/밑줄 긋기]고백](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4/30/106703560.1.jpg)
세상한테 떼쓰며 대들던 소년은 가출을 하고, 세상의 깊은 속을 들여다보려고 몸부림치던 사람은 출가를 한다. 가출과 출가, 이 두 가지 여행 중에 더 진정성을 갖는 여행이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출가보다 가출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훌쩍 건너가 버리는 출가는 이 세…
![[책의 향기/밑줄 긋기]아픔을 돌보지 않는 너에게](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4/24/106568820.1.jpg)
시월의 숲은 초록의 여운이 남아 있지만 더 이상 이 숲을 청년이라 부르기 망설여진다. 무언가 비밀을 알아버린 어른 같기 때문이다. 머지않은 소멸을 짐작한 것 같기 때문이다. 사람의 어리고 젊은 시절은 결코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어른은 깨달아버린 비밀을 모른 체할 수 없는 사람이다. …
![[책의 향기/밑줄 긋기]일기시대](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4/16/106452587.1.jpg)
그리고 플래시를 켜고 복권을 긁었다. 또 1000원이 당첨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10분을 걸어 예의 편의점에 가서 당첨된 복권을 새 복권으로 바꾼 다음 다시 내천으로 갔다. 이쯤 되니 뭔가 저의가 있는 것 같았다. 신이 살아갈 최소한의 빌미로서 1000원을 우리 삶에 던져 놓고 …
![[책의 향기/밑줄 긋기]고맙습니다, 그래서 나도 고마운 사람이고 싶습니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4/09/106338436.1.jpg)
나는 너랑 같이 있을 때 행복해 보였고 나는 너랑 있을 때 반짝반짝 빛이 났다. 나는 너를 보고 있으면 너는 나와 너무나 달라서 나는 너를 외우고 너를 따라 해봤었지만 나는 네가 될 수는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나는 너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점점 쌓이게 됐고 매번 너의 눈을 쳐다보면서 …
![[책의 향기/밑줄 긋기]기억나지 않아도 유효한](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4/02/106223446.1.jpg)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개의 현자와 영웅은 집 밖으로 쫓겨난다. 자의든 타의든 안락한 마을과 익숙한 관계를 떠나 길 위로 내몰린다. 큰 인물이 된다는 건 지금의 작은 나를 버려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가 여전히 나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는 자신은 물론이고 남도 바꿀 수 없다. 현자와 영웅…
![[책의 향기/밑줄 긋기]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3/27/106107143.1.jpg)
그대라는 자연 앞에서/내 사랑은 단순해요//금강에서 비원까지/차례로 수국이 켜지던 날도//홍수를 타고/불이 떠내려가던 여름/신 없는 신앙을 모시듯이//내 사랑에는 파국이 없으니/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과육을 파먹다/그 속에서 죽은 애벌레처럼/순진한 포만으로//돌이킬 수 없으니/…
![[책의 향기/밑줄 긋기]어떤 밤은 식물들에 기대어 울었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3/19/105969119.1.jpg)
나의 삶은 근사하지 못했다. 대체로 견디는 쪽에 서 있었다. 나 없이도 세계는 날마다 환했고, 나 없음이 더욱 선명해지는 그런 날들을 자주 바라보았다. 그런 날은 꽃집으로 식물을 보러 갔다. 이름 모르는 식물 앞에서 사는 게 이런 거냐고 물었다. 이런 게 아니지 않느냐고 오래 묻곤 했…
![[책의 향기/밑줄 긋기]써칭 포 캔디맨](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3/13/105857318.1.jpg)
…(전략)…. 이것이 떨어지면 삶이 유지될 수도, 신생할 수도, 재생할 수도 없게 된다. 이것의 성분은 공포감 20%, 경외감 30%, 해방감 40%인데, 이것이 일정한 탄성을 지니는 이유는 소량의 모멸감과 죄책감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신뢰감과 충만감이 증가…
![[책의 향기/밑줄 긋기]불만의 집](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3/06/105746210.1.jpg)
에세드라가 그를 전담했다. … 엄마는 잠깐 동안 멍하니 있었다. 그러고는 말했다. “그러면 네 인생을 망치고 있는 그 망할 여편네에게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겨야겠구나. 우리 뜻대로 되려면 한두 달 정도 침대 신세를 지게 하는 게 좋겠어.” 10월 말경, 에세드라는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
![[책의 향기/밑줄 긋기]달에서의 하룻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2/27/105640662.1.jpg)
현실의 경계가 크게 재조정되어 조각보처럼 덕지덕지 붙은 지형을 반드시 파악해야 했다. 반창고로 트레이싱페이퍼를 벽에 붙이고 불가능한 지형도를 이해해보려 했지만, 어린아이의 보물 지도처럼 터무니없는 논리를 담은, 쪼개진 도표 말고는 아무것도 구성할 수가 없었다. ―머리를 써, 거울이 …
![[책의 향기/밑줄 긋기]가든 파티](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1/30/105190234.1.jpg)
이제 로라는 언덕을 내려가서 그 어딘가, 한 남자가 죽어 누워 있는 곳으로 가려 하는데 실감이 나지 않았다. … 하지만 어쩐지 로라 안에는 키스, 목소리, 숟가락 부딪히는 소리, 웃음소리, 으깨진 풀 냄새가 꽉 들어차 있는 것 같았다. … 너무 이상해! 희끄무레한 하늘을 올려다보는데 …
![[책의 향기/밑줄 긋기]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1/23/105053861.1.jpg)
얼어붙은 호수 한가운데/우리는 목조계단을 쌓아올렸습니다./신체의 일부를 보여주면서/손에 쥔 적 없는 마음을 밀어넣으면서/눈을 마주 보면서/팔과 다리로 탑을 쌓았습니다./사람의 마음과 마음 사이/폭설을 내려주시어/들어갈 수 없는 길을 알게 하소서/한 토막의 슬픔으로/무너진 사람이/혼자 …
길거리에서/바람 부는 길거리에서/먼 길 채비하는 너의 발을 잡고/기도를 한다/이 발에 축복 있으소서/가호 있으소서/먼 길 가도 부디/지치지 않게 하시고/어려운 일 파도를 지나/다시 밝은 등불 켜지는/이 거리 이곳으로/끝내 돌아오게 하소서/그러면 금세 너는/한 마리 기린이 되기도 한다/…
![[책의 향기/밑줄 긋기]물고기에게 물에 관해 묻는 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1/09/104840506.1.jpg)
그들은 백인이고, 저절로 뒤따르는 많은 특권들을 누리고 있어. 그렇지만 그게 특권이란 걸 자신들은 모르지. 특권을 누리지 않은 날이 그들 삶에는 없었거든. … 그 사람들은 자기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해. 그건 마치 물고기한테 물에 관해 묻는 것하고 같은 거야. 물고기는 물에 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