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공유하기
기사 399
구독 226




![불타는 유월[이은화의 미술시간]〈324〉](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6/19/125521030.2.jpg)
한 젊은 여성이 고양이처럼 몸을 둥글게 웅크린 채 대리석 벤치에 누워 잠들어 있다. 하늘거리는 밝은 오렌지색 드레스가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한다. 프레더릭 레이턴이 그린 ‘불타는 유월’(1895년·사진)은 가장 사랑받는 빅토리아 시대 명화 중 하나다. 한데 제목이 왜 ‘불타는 유월’일…
![아둔함과 맹신[이은화의 미술시간]〈323〉](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6/12/125400931.14.jpg)
성경이나 신화, 문학은 수많은 화가에게 영감의 원천이 돼 왔다. 18세기 이탈리아 화가 조반니 도메니코 티에폴로는 성경이나 신화 속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그려 큰 인기를 얻었다. 이 그림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전설적인 트로이 전쟁의 한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제목도 ‘트로이로 향하는…
![이혼으로 ‘컬렉션 분할’[이은화의 미술시간]〈322〉](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6/05/125295849.12.jpg)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3대 동력이 있다. 흔히 3D로 불린다. 바로 Death(죽음), Divorce(이혼), Debt(부채)다. 큰손 컬렉터가 죽거나, 이혼하거나 빚이 많을 때 A급 미술품들이 대거 시장에 나오기 때문이다. 17세기 벨기에 화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걸작 ‘살로메에게 …
![용감한 개척자[이은화의 미술시간]〈321〉](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5/29/125178667.8.jpg)
스웨덴 화가 안나 보베리는 1901년경에 북극의 오로라 풍경을 그렸다. 제목도 ‘오로라, 노르웨이 북부에서의 습작’(사진)이라 붙였다. 지금도 극지방 여행이 쉽지 않은데, 120여 년 전 화가는 오로라를 직접 보고 그린 걸까? 아니면 상상으로 그린 걸까? 보베리는 예술가 집안에서 …
![위기를 이기는 대화[이은화의 미술시간]〈320〉](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5/22/125060817.8.jpg)
개인이든 조직이든 명성이 높아질수록 위기가 오기 마련이다. 1874년 첫 전시를 열며 탄생한 인상주의는 1881년 6회 전시 때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그룹의 창시자이자 핵심 멤버였던 모네, 르누아르, 시슬리가 전시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인상파 화가들은 각자도생의 길을 걷게…
![살아 있는 조각[이은화의 미술시간]〈319〉](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5/15/124947033.6.jpg)
길버트와 조지는 영국의 대표하는 아티스트 듀오다. 두 사람은 삶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반세기 넘게 해왔다. 이들에게 명성을 안겨준 첫 작품은 ‘노래하는 조각’(1969년·사진)이다. 스스로 살아 있는 조각을 자처한 퍼포먼스다. 이들은 왜 예술가가 아닌 예술작품이 되려고 했을까…
![가족보다 중요했던 것[이은화의 미술시간]〈318〉](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5/08/124844167.8.jpg)
앙리 마티스는 42세가 되던 해 자신의 가족을 묘사한 ‘예술가의 가족’(1911년·사진)을 그렸다. 처음으로 한 화면 안에 온 가족을 등장시켰다. 가족들은 현란한 인테리어를 한 실내에 함께 있지만, 그다지 즐겁거나 화목해 보이지는 않는다. 화가는 왜 이런 모습을 그린 걸까? 그에게 가…
![이상화된 농부 가족[이은화의 미술시간]〈317〉](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5/01/124743344.6.jpg)
18세기 영국 화가 조지 스터브스는 그림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 없었지만 동물화가로 큰 명성을 얻었다. 특히 뛰어난 해부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그린 말 그림은 승마를 즐겼던 귀족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귀족 취향의 동물화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61세 때 농민의 삶을 포착한 ‘건초꾼들’(1…
![“네 작품은 똥이야!”[이은화의 미술시간]〈316〉](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4/24/124637498.8.jpg)
1961년 피에로 만초니는 참치 캔 크기의 통조림 90개를 만들었다. 캔 라벨에는 ‘예술가의 똥(Artist’s Shit·사진)’이란 제목과 함께 ‘정량 30g/신선 보관됨/제조 밀봉 1961년 5월’이라고 적혀 있다. 외관상 여느 통조림과 비슷했다. 다만 내용물만 빼고. 그는 캔에 …
![억눌린 분노의 상징[이은화의 미술시간]〈315〉](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4/17/124528310.8.jpg)
미국 워싱턴에 있는 필립스 컬렉션은 미국 최초의 현대미술관이다. 1921년 미술품 컬렉터였던 덩컨 필립스가 설립했다. 인상파 이후 유럽 현대미술을 가장 먼저 미국에 소개한 이곳은 현재 5000점이 넘는 소장품을 자랑하고 있다. 그중 필립스가 가장 위대한 그림이라고 칭송한 작품이 있는데…
![어이없는 죽음[이은화의 미술시간]〈314〉](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4/11/124412834.6.jpg)
바로크 미술의 선구자 카라바조는 38년 생애 마지막 해에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받는 살로메(1609∼1610년·사진)’를 그렸다. 예수의 선지자였던 세례자 요한은 요르단강에서 사람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설교를 한 인물이다. 예수도 그에게서 세례를 받았다. 의롭고 존경받는 삶을 산 요한…
![불의를 응징하는 일[이은화의 미술시간]〈313〉](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4/03/124304341.8.jpg)
하얀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털옷 입은 남자를 손으로 제압하고 있다. 여인은 두려움 없는 표정으로 금색 방망이로 남자를 내려치려 하고 있다. 건장해 보이는 남자는 손에 칼까지 들었는데도 넘어져 전혀 힘을 못 쓰고 있다. 도대체 이들은 누구고 무슨 상황인 걸까? 이 그림은 18세기 프…
![전쟁을 이기는 사랑의 힘[이은화의 미술시간]〈312〉](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3/27/124186799.8.jpg)
베누스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사랑의 여신이다. 영어로는 비너스로 불린다. 반면 마르스는 전쟁의 신이다. 신화에서는 두 신이 사랑하는 사이로 나오지만, 만약 둘이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 르네상스 시대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는 베누스가 이긴다고 확신했던 듯하다. 보티첼리는 1485년경에…
![담담하고 따뜻한 시선[이은화의 미술시간]〈311〉](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3/20/124070117.10.jpg)
가정집 실내에서 어린 여성이 청소를 하고 있다. 둥근 식탁에는 찻주전자와 찻잔이 놓여 있고 한쪽 끝에 어린아이가 앉아 있다. 원하는 게 더 있는 건지 그릇을 다 비웠는데도 여전히 숟가락을 입에 물고 있다. 아마도 소녀는 아이도 돌봐야 하고 집안일도 해야 하는 상황인 듯하다. 그런데 서…
![가장 슬픈 자화상[이은화의 미술시간]〈310〉](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3/13/123956704.8.jpg)
젊은 여자가 한 손에 꽃을 들고 다른 한 손은 튀어나온 배 위에 얹었다. 임신부로 보인다. 당차면서도 강렬한 눈빛으로 화면 밖 관객을 응시하고 있는 이 여자는 누굴까? 그녀가 손에 든 두 송이 꽃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 그림은 독일 화가 파울라 모데르존베커가 그린 ‘왼손에 두 송이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