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딸 남겨두고 전사한 6·25 참전용사, 73년 만에 가족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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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2월 2일 10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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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아내와 외동딸을 남겨두고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참전용사의 유해가 73년 만에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2021년 6월 강원도 철원군 마현리 일대에서 발굴된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국군 2사단 소속 고(故) 김종기 이등중사(현 계급 병장)으로 확인됐다고 2일 밝혔다. 이로써 2000년 4월 6·25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이 시작된 이래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총 227명으로 늘었다.

국유단은 고인의 병적자료에서 본적지를 경상북도 청도군으로 확인한 후 해당 지역의 제적등본 기록과 비교한 뒤 고인의 딸 김무순 씨(73)를 방문해 2016년 유전자 시료를 미리 채취해 둔 상태였다.

이후 2021년 지역주민과 참전용사의 증언을 토대로 6·25전쟁 당시 중공군과 공방전을 펼쳤던 강원 철원군 적근산 일대의 전투현장에서 고인의 오른쪽 정강이뼈를 수습, 유가족과 유전자를 정밀 대조해 가족관계를 최종 확인했다.

1924년 2월 경북 청도군에서 4남 4녀 중 셋째로 태어난 고인은 1950년 9월 대구에 있는 제1훈련소에 자진 입대해 북한군과 맞서 싸우다 1951년 9월 2일 ‘734고지 전투’에서 28세의 젊은 나이로 전사했다.

딸 김무순 씨는 “국유단에서 연락이 오기 전날 꿈속에서 아버지를 만나 펑펑 울었는데 귀신한테 홀린 듯 놀랐다”며 “어머니가 한평생 아버지만 그리워하다가 돌아가셨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두 분을 합장해 꿈에 그리던 해후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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