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러시아산 Il-76 수송기에 공중조기경보체계 장착…러 도움 받은 듯”

  • 뉴스1
  • 입력 2023년 12월 15일 16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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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MIIS)의 데커 에벌레스 연구원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엑스 갈무리)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MIIS)의 데커 에벌레스 연구원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엑스 갈무리)
북한이 러시아산 수송기에 공중조기경보체계를 장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MIIS)의 데커 에벌레스 연구원은 15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평양국제공항(순안공항)에서 Il-76(일류신-76) 항공기가 AWACS(공중조기경보통제체계) 또는 AEW(공중조기경보기)로 개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Il-76은 1970년대 구소련 공군에 배치된 중장거리 제트 수송기로, 북한은 1980년대 후반 Il-76을 도입해 공군과 고려항공의 수송기로 사용 중이다.

에벌레스 연구원이 게재한 사진은 지난달 30일 촬영된 것이다. 사진에 찍힌 수송기 몸체 위에 레이더로 추정되는 장치를 장착한듯한 수송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에벌레스 연구원은 러시아의 기술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Il-76은 이미 러시아의 주요 AWACS 및 AEW 플랫폼”이라며 “러시아는 미사일 원격측정을 위해 이 플랫폼을 사용했고, 최근 미사일 원격측정 항공기를 해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레이더 기술을 고려하면 AWACS는 북한에 중요한 과제인 것은 분명하다”라면서도 “아직까지 러시아가 이 기술을 북한에 이전했다는 명백한 증거는 없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이같은 동향은 우리 군에 의해서도 파악된 것으로 확인됐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공중조기경보기 개발에 대한 질의에 “한미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의 무기개발 및 기술 동향을 지속 추적·감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해당 항공기가 당장 공중조기경보기로서의 군사적 효용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류성엽 21세기 군사연구소 정보분석관은 “사진상 항공기 위에 얹힌 돔의 크기가 많이 작다. 돔 직경이 현재보다 2~3배 정도는 커져야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아마 돔이 아직 안 올라간 상태로, 마운트만 장착된 상황인 것 같다. 마운트 위에 돔이 올라가 크기가 어떻게 변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중조기경보기는 진공 시설에서 제작하는 첨단기술이 필요한데 북한이 이 같은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정찰능력의 강화’를 과시하기 위해 조기경보체계의 목업(모형)만 항공기에 올려놓은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 7월 무장장비전시회와 열병식에서 신형 정찰·공격용 무인기 ‘샛별-4·9형’을 처음으로 선보인데 이어 지난달에는 첫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해 ‘성공’을 주장하는 등 한미에 대응하기 위한 정찰능력 강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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