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현역 하위 공천페널티 강화·권리당원 전대 표 비중 확대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12월 7일 16시 49분


코멘트

찬성 67.55% 반대 32.45%…당헌 개정안 가결
비명계, 대의원 권한 축소&공천룰 개정에 반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제2차 중앙위원회의가 열렸다. 이재명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7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제2차 중앙위원회의가 열렸다. 이재명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7일 총선 공천을 위한 경선 시 성과가 저조한 현역의원들에 주는 불이익을 강화하고,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이 행사하는 표의 반영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확정했다. 이에 친명(친이재명) 성향 당원이 다수인 권리당원의 표 비중 확대를 경계해온 비명(비이재명)계는 대의원 권한 축소와 총선 4개월 전 갑작스러운 공천룰 개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중앙위원회를 열고 당헌 개정안을 표결한 결과 찬성 67.55%, 반대 32.45%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민주당 중앙위원은 국회의원 및 원외 지역위원장, 기초자치단체장, 상임고문 등으로 구성돼있다. 전체 중앙위원 605명 가운데 490명이 이날 중앙위에 참석했으며 이 중 찬성 331명, 반대 159명으로 과반이 찬성해 당헌 개정안이 통과됐다. 개정안 표결은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진행됐다.

개정안은 내년 총선에서 선출직 공직자 평가 하위 10%에 든 현역 의원의 경선 득표 감산 비율을 현행 20%에서 30%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표 반영 비율을 축소하는 대신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을 현행보다 3배 이상 높였다.

개정안은 지난달 24일 최고위원회와 27일 당무위를 통과한 데 이어 이날 중앙위 의결로 최종 확정됐다. 이재명 대표는 중앙위 모두발언에서 “이번 당헌 개정에 대해 찬반양론이 격렬하게 대립하는 게 분명하다”며 “당원 민주주의와 당 민주화 측면에서 당원들의 의사가 당에 많이 반영되는 민주 정당으로 나가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1인 1표제를 도입하자는 강력한 요구도 있고, 현재 시스템 유지가 바람직하단 의견도 있다”며 “양측 다 만족하진 못하겠지만 어느 정도 표의 등가성 보장 방향으로 당헌 개정을 시도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에서, 더 길게 봐선 정권을 되찾기 위해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해야 한다”며 “공천 시스템에 약간의 변화를 줘 혁신의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주는 것도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제2차 중앙위원회의가 열렸다.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이 개정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힌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7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제2차 중앙위원회의가 열렸다.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이 개정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힌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7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제2차 중앙위원회의가 열렸다. 이재명 대표가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7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제2차 중앙위원회의가 열렸다. 이재명 대표가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에 비명계 의원들은 강력히 반발했다. 박용진 의원은 “경선 감산 규정 변경은 당헌 위배”라며 “시스템 공천의 핵심은 예측 가능성이고, 이를 위해 1년 전에 바꾸도록 돼있는데 코앞에서 바꾸느냐. 부결시켜 원칙을 지켜달라”고 주장했다. 윤영찬 의원은 “지금 당 분위기는 대의제가 악이고, 1인 1표제 직접 민주주의가 선인 것처럼 오해하고 있다”며 “그러면 모든 국가가 직접 민주주의를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원욱 의원도 “이 대표가 말한 국민 눈높이의 국민이 누구인지 굉장히 의심스럽다”며 “말 바꾸기를 일삼고 대의원제를 폐지하자는 것도 국민 눈높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직접민주주의가 정치권력과 결합할 때 독재 권력이 된다는 것을 나치에서 봤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태극기부대와의 결합으로 총선에 패배했다”며 “우리가 그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왜 분란을 만드느냐”고 말했다. 이에 중앙위원들 사이에서는 “말씀을 왜 그렇게 하시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