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서 산화한 ‘호국 형제’ 73년 만에 넋으로 만나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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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1월 23일 11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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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제공)
(국방부 제공)
한국전쟁(6·25전쟁)에 함께 참전해 적과 싸우다 전사한 ‘호국의 형제’ 고(故) 최상락 하사(형)와 최임락 일병(동생)이 73년 만에 넋으로 만나 나란히 잠들었다.

국방부에 따르면 23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선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최 하사·최 일병 형제 안장식이 엄수됐다. 현충원에 6·25전쟁 당시 형제 전사자 묘역이 조성된 건 이번이 다섯 번째다.

최 하사는 1929년 울산 울주군에서 6남2녀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실질적인 장남 역할을 했었다고 한다.

최 하사는 1945년 광복 이후 남북한 사이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 속에 1949년 2월 당시 부산에 있는 국군 제5연대에 자진 입대했다.

그리고 1950년 북한군의 침공으로 6·25전쟁이 발발하자 국군 제3사단 제23연대 소속으로 ‘울진-영해전투’에 참전한 최 하사는 같은 해 8월 ‘영덕-포항전투’에서 북한군 제5사단과 맞서 싸우다 21세 나이에 전사했다.

최 하사의 동생 최 일병은 1931년생으로 부산에 살던 외당숙의 식당에서 함께 일하던 중 6·25전쟁이 발발하자 형의 뒤를 따라 1950년 8월 부산에서 입대한 뒤 미군 제7사단에 카투사(KATUSA·한국군 지원단)로 배치돼 일본 요코하마(橫浜)에서 군사훈련을 받았다.

이후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한 최 일병은 인천·서울 수복 뒤 북진 작전에 합류, 북한 함경남도 이원항에 상륙해 ‘장진호 전투’에 참전했다 1950년 12월 19세에 전사했다.

전쟁 당시 수습되지 못했던 최 일병 유해는 이후 북한이 발굴한 미군 전사자 유해와 함께 1995년 미국 측에 인계돼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을 통해 신원이 확인됐고, 올 7월 다시 우리나라로 봉환됐다. 최 일병 유해 봉환엔 조카인 최호종 해군 대위가 함께했다.

대전현충원 내 최 하사·최 일병 묘비 앞엔 고인들의 동생이 쓴 추모 글과 이들 형제의 전투경로 등이 새겨진 추모석이 설치됐다.

최 하사 현재의 막냇동생 최용씨(79)는 “8남매 중 막내인 나만 남았는데 이렇게 두 형님을 넋이라도 한 자리에 모실 수 있어 꿈만 같다”며 “어려운 과정을 거쳐 형님들을 호국보훈의 성지에 안장할 수 있도록 고생하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선배들의 핏값으로 오늘도 태극기가 창공에 휘날릴 수 있게 됐고,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 속 선진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며 “선배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확고한 대적관으로 무장하고 매순간 이기는 게 습관이 되는 자랑스러운 육군, 승리하는 육군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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