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軍, 구멍 뚫리고 20년 된 방탄복 작전에 활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8일 1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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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자료사진.2022.10.26/뉴스1
해병대 자료사진.2022.10.26/뉴스1
군이 보급된지 20년 넘은 노후 방탄복이나 구멍 난 방탄복 등을 작전에 그대로 활용하고 있단 사실이 감사를 통해 확인됐다. 앞서 5월 발표된 ‘장병 복무여건 개선 추진실태’ 감사 결과, 성능미달 방탄복 5만벌이 군에 보급됐다고 확인된 지 석 달 만에 또 방탄복 문제가 지적된 것.

실제 실험에 쓰인 방탄복. 고도예기자 yea@donga.com
실제 실험에 쓰인 방탄복. 고도예기자 yea@donga.com
8일 감사원에 따르면 군은 2002~2003년 납품된 ‘노후 방탄복’ 6벌을 예하 부대에서 활용하고, 내피에 구멍이 난 방탄복 3벌도 그대로 운용했다. 2015년 납품된 신형 방탄복이지만 실제론 구형 방탄판이 삽입돼있는 ‘불량 방탄복’도 보급됐다. 감사원은 무작위로 방탄복 35벌을 회수해 이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감사원은 국방부에 방호성능 유지 관리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방탄복 소재인 폴리에틸렌은 열에 쉽게 변형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노후 방탄복’의 방탄 성능이 떨어진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실험 결과 구멍이 뚫린 위치. 고도예기자 yea@donga.com
이번 감사에선 해군과 해병대원에게 지급되는 방탄복이 바닷물이 들어가면 성능이 떨어진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바닷물에 닿으면 총탄에 관통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 이런 방탄복이 납품될 수 있었던 건 군이 방탄 물자 계약 시 ‘해수 방수’ 관련 항목을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감사원은 밝혔다.

육군이 2021년 12월 42억여 원의 경량 방탄 헬멧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업체 측에 먼저 헬멧을 납품하고 추후 품질 검사를 하도록 한 사실도 감사 결과 드러났다. 군은 ‘선납품 후검사’ 요건에 해당하는 상황이 아닌데도 2021년도 남은 예산을 소진하기 위해 절차를 어기고 헬멧부터 납품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납품 후 헬멧 부자재 불량품 수천 개가 속출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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