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간들” “시 관할 아냐”…도지사·시장이 남긴 폭우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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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7월 21일 13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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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합동분향소 찾은 김영환 충북지사(자료사진)/뉴스1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합동분향소 찾은 김영환 충북지사(자료사진)/뉴스1
모두 24명의 사상자를 낸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비롯해 폭우 피해를 대하는 자치단체장 등의 부적절한 언행이 많은 이들에게 수해만큼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21일 충북도와 청주시 등에 따르면 김영환 충북지사는 전날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아 밝힌 첫 공식 입장 때문에 논란과 함께 공분을 사고 있다.

충북도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조문을 마친 김 지사는 첫 공식 사과와 함께 책임 회피성 발언을 해 비판을 자초했다.

당시 김 지사는 사고 현장에 늦게 도착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설명 중 “거기(오송 지하도 침수 현장)에 (일찍) 갔다고 해서 상황이 바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발언은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의 심각성을 제때 보고받지 못한 채 괴산을 먼저 방문한 것과 관련한 지적이 나오자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앞서 김 지사는 첫 공식 사과를 하면서도 “모든 문제는 유가족의 심정으로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밝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 책임 전가 발언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충북의 모든 재난재해 상황을 총지휘하고 책임져야 하는 도지사가 ‘책임자를 밝히겠다’는 건 모든 책임을 공무원들에게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해석과 비판이 나왔다.

부실하기만 한 대응으로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불러온 청주시의 수장인 이범석 청주시장의 처신도 비난을 사고 있다.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현장 상황 보고받는 이범석 청주시장.(자료사진)/뉴스1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현장 상황 보고받는 이범석 청주시장.(자료사진)/뉴스1
이날 합동분향소를 찾은 이 시장은 분향을 마치고 나오면서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다른 조문 인사들과 달리 추모글조차 남기지 않았다.

뒤늦게 사과문을 발표해 “지역의 최일선 책임자로서 슬픔과 애도의 마음으로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며 공식 사과했지만, 비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청주시는 참사 전 금강홍수통제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으로부터 미호강 범람 위기 상황을 여러 차례 전달받고 대응도 하지 않고 충북도에 전파조차 하지 않았다.

이 시장은 청주시의 부적절했다는 지적과 비판에 대해서도 관할(도로 관할 충북도)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행복청의 부실한 임시 제방 탓으로 돌리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김 지사와 이 시장뿐 아니라 충북도의 한 간부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현장을 찾아 웃음을 보이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또 도내 한 자치단체 간부는 중장비로 수해 복구를 돕겠다는 외부의 요청을 거부했다가 구설에 올랐다. 이 지역에는 이번 폭우로 200건에 가까운 피해가 났다.

이들의 부적절한 언행은 소중한 가족을 잃고 큰 슬픔에 빠진 유족과 비 피해로 실의에 빠진 많은 이에게 거센 폭우보다, 거친 물길보다 더 깊고 진한 상처를 남기고 있다.

(청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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