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멘토’ 신평 “尹정부 1년, 국민들 희망 배신당한 씁쓸함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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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5월 4일 11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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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던 신평 변호사가 4일 ‘집권 1년 윤석열 정부의 평가’라는 글을 통해 “많은 국민은 새 정부 출범에 걸었던 희망이 배신당하는 씁쓸함을 느끼며 윤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 정부도 국민에게 참신한 모습을 그다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국정운영의 한 축인 당은 ‘태영호 녹취록 사건’을 계기로 거의 지리멸렬한 상태로 떨어져버렸다”고 적었다.

그는 “윤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맞닥뜨린 상황은 대단히 열악했다. 의회는 야당이 절대다수지배를 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야기된 세계적 공급망 교란의 위기, 반도체산업의 불황 등 외부 경제적 상황이 쓰나미로 밀어닥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런 불운한 요소들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과연 윤석열 정부나 국민의힘이 1년간 제대로 역할을 해왔는지 의문이 든다. 국민의 지지율에서 윤 정부는 문 정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외관이 그 뚜렷한 징표다. 많은 국민은 새 정부 출범에 걸었던 희망이 배신당하는 씁쓸함을 느끼며 윤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 꼬집었다.

신 변호사는 “그 핵심 원인은, 윤 정부나 국힘당이 가지는 ‘상상력의 빈곤’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 본다. 윤 정부는 상상력의 빈곤에 시달리며 앞날에 대한 아름다운 비전을 국민에게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여러 사정의 악화로 우리가 고통을 겪고 있으나, 미래에 대한 자신감과 희망을 가질 수 있으면 우리는 불편하고 힘든 현재를 참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윤 정부는 지난 정부의 폐단을 지적하는 목소리만 컸지 과거와 결별하는 미래의 소중한 의제를 별로 제시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국민은 윤 정부가 새로운 세상으로 인도하리라는 믿음을 거의 상실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은 산업화, 민주화에 이어 공정의 이념 물결이 넘실거리는 새로운 세상을 기대했건만 윤 정부는 또 다른 기득권으로 서서히 군림하고 있는 모습을 목도하고 있다. 주로 진보정권에 의해 제거된 사회적 사다리를 복원시키는 기초적인 작업조차 구석에 처박아 둔 채, 정권의 인사들은 승리의 전리품을 챙기려고 동분서주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김기현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결심하며 시골에서 농사짓고 사는 한사(閑士)인 나를 찾아와 도와달라고 한 이후, 그가 당 대표가 되어 우리 사회의 중도층을 국힘당 쪽으로 흡수할 수 있는, 공정이념을 실현하는 과감한 정책의 제시를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그렇게 하면 그가 윤 정부의 결함을 어느 정도 메워 정부와 여당이 다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걸었던 것이다. 나는 어리석게도 그 약속을 철석같이 믿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그는 당대표가 되자 기껏 ‘민생대책’이 가장 우선이라며 당의 역량을 집중해왔다. 원래 ‘민생’의 구호는 집권당이 국민을 향해 별 할 말이 없을 때 면피용으로 하는 말에 불과하다. 당 대표 리더십의 부재 속에서 최고위원들의 실언이 거듭되고, 급기야 태영호 의원의 녹취록이 공개되어 당이 이제 자중지란에 빠져버렸다. 당 전체를 통틀어, 심한 ‘상상력의 빈곤’으로 도대체 무엇을 하여야 할지 방향을 잡지 못한 탓으로 생긴 결과”라고 날을 세웠다.

끝으로 그는 “아직 4년이라는 긴 시간이 남았다. 나는 윤 정부와 당이 지금부터라도 면목을 일신하여, 국민과 아픔을 함께 하며 국민이 새로운 희망과 꿈을 갖게끔 해나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점점 다가오는 총선에 불길한 징조가 연이어 일어나는 현상을 보며 이 글을 쓴다”고 글을 맺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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