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선언, 美전술핵 재배치 다음가는 핵억제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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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5월 2일 21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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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한미정상회담에서 ‘핵협의그룹’(NCG) 신설 등 확장억제 강화를 골자로 한 ‘워싱턴 선언’을 채택한 데 대해 국립외교원 소속 전문가들은 “미군 전술핵 재배치 다음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북핵 대응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미주연구부가 2일 ‘한미정상회담 성과 및 과제’를 주제로 개최한 공개회의에서 김현욱 부장은 NCG가 “전술핵 재배치에 버금가는 핵우산 제공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장은 특히 NCG에 대해 “한미가 미국의 핵독점 상황에서 벗어나 미국의 핵을 같이 협의·기획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체제로 탈바꿈을 했다는 데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발표한 ‘워싱턴 선언’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한미 ‘핵협의 그룹’(NCG)을 창설하고, △미 해군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SSBN) 기항을 포함해 미 전략자산을 정례적으로 우리나라에 전개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김 부장은 SSBN의 정례적 전개가 “전술핵 재배치와 같은 효과를 지닌다”며 “실질적으로 (우리) 영토에 전술핵을 재배치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국이 해줄 수 있는 차선책이라고 해석해도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정훈 외교원 부교수도 “(미군) 전술핵 재배치는 중국의 반발 등을 고려할 때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면이 있다”며 “그런 면에서 한반도 주변에 (SSBN을 포함한) 미 전략자산의 상시적 전개는 한미가 최고 수준의 핵억제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 부교수는 ‘워싱턴 선언’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미국이 확장억제력을 유사시에 쓸 수밖에 없게 계속 압박하고 묶어두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미군 핵자산 운용에 관한 공동기획·실행부터, 정보 공유, 체계적 훈련 등에 이르기까지 단계적으로 미국과 경험을 공유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전문가는 최근 일각에서 거론되는 ‘한미일 확장억제 협의체’ 신설 가능성에 대해선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박철희 외교원장은 “한미 간 협의체를 어떻게 공고히 하고 실질화하느냐가 현재의 숙제”라며 “지금 태어난 협의체에 누구를 더 집어넣을 건가를 얘기하는 건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이밖에 민 부교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문제에 대해 “아직은 교전국에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우리 국익에 더 부합한다고 본다”면서도 “향후 전황이 급격히 바뀌어 한러관계 중시보다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역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다양한 옵션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장은 대만 문제에 “무력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 상황은 한국에도 ‘돌발상황’”이라며 “한국 안보를 위해 무력충돌을 우려한다는 메시지를 지속 발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효영 외교원 부교수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조치를 강화하는 상황에 한국에도 동참을 요구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며 “미 당국과 긴밀한 공조체계를 유지하며 우리 기업들이 불이익을 보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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