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 고개숙인 김재원 “앞으로 전광훈의 ‘전’도 안 꺼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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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30일 10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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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2023.3.30. 뉴스1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2023.3.30. 뉴스1
연이은 실언으로 당 안팎에서 강한 비판을 받고 있는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30일 “앞으로 더 이상 이런 일이 없도록 자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5·18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진 후 김 최고위원이 최고위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최근 제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치고 당에도 큰 부담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위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서도 “모두 제 잘못이다” “앞으로 자중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며 말을 아꼈다. 다만 두 차례 실언 논란의 배경인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와는 거리를 뒀다.

김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당선에 전 목사 도움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여러 생각이 있겠지만 우리 당에 전 목사가 입당시킨 숫자는 극히 미미한 거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전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한 건가’ ‘전 목사를 정치적 동반자로 보느냐’는 질문엔 “앞으로 전 목사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겠다. (전광훈의) ‘전’자도 꺼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2023.3.30. 뉴스1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2023.3.30. 뉴스1
‘5·18 정신 헌법 전문 게재’ 반대 관련 광주를 직접 찾아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말엔 “아직 거기까지 생각해보지 못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강성 우파적 발언이) 총선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는 말에는 “도움이 되겠나. 안 된다고 본다”고 했다.

당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가능성에 대해서는 “하여튼 모두 다 제 잘못”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16일·23일·27일 세 차례 최고위 불참 이유에 대해선 “건강검진 이후 계속 추가 검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전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수록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고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쏟아졌고, 대통령실마저 “대통령의 5·18 정신 계승 입장은 확고하다”고 하자 김 최고위원은 14일 페이스북에 “죄송하다.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그는 같은달 25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북미자유수호연합’ 초청 강연회에서 “우파 진영에는 활동하는 분들이 잘 없었는데 전 목사가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해서 요즘은 그나마 광화문이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 대항하는 그런 활동 무대가 됐다”고 말했다. 또 “그나마 우리 쪽도 사람은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들게 한다”고도 했다.

계속되는 실언에 일각에서 징계 요구까지 나오자 김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제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당에 부담을 드린 점 깊이 반성하면서 사과의 말씀 드린다. 앞으로 매사에 자중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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