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으로 더 가까워진 한미일…불편한 中의 견제 행보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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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19일 0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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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6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3.3.17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6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3.3.17
한일 양국이 모처럼의 양자 정상회담을 통해 과거사를 해결하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 이를 계기로 강화될 한일, 한미일의 밀착으로 얻을 이점 못지 않게 이를 더 견제할 수밖에 없는 중국의 외교행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지속적인 패권 경쟁 속에서 한일 협력의 강화가 한미일 협력으로 크게 증폭되는 것을 막는 차원에서 한국과 일본을 ‘관리’하기 위한 외교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일은 지난 16~17일 정상회담을 통해 △셔틀 외교 재개 △수출규제 조치 해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등을 합의했다.

이는 지난 2018년 우리 대법원이 일본 기업(일본제철,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배상 판결을 내리면서 4년여 동안 경색되었던 한일 간 현안을 푸는 첫 행보로 평가됐다.

일각에서 현재의 동북아시아 정세를 ‘신냉전’으로 규정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한일의 관계 개선은 곧 북한에 대한 대응 강화에 공을 들이는 한미일 3국의 밀착, 특히 군사적 밀착 강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현재 러시아, 북한과 3각 밀착 구도를 유지하고 있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달가울리 없는 형세다.

중국으로서는 남중국해를 비롯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변국인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지나치게 가까워지는 것을 경계할 수 밖에 없다.

특히 한국이 북한의 무력도발에 맞서 대북 확장억제력을 강화하면서 미국의 핵심 전략자산의 한반도 진출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중국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된다. 이는 향후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 상황에 미국의 개입 속도와 수준을 높일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일 정상회담에 즈음해 러시아 방문 및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양자회담 일정을 공개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필요가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갈등을 키우는 방식의 행보 못지 않게 한일에 대한 ‘외교적 접근’도 모색할 것이라고 보고 있기도 하다. 중단된 한중일 정상회담 재개 등을 통해 한국 및 일본과의 외교적 관계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움직일 것이 취지다.

한일 역시 중국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대비’하는 모습이다. 기시다 일본 총리가 “한중일 간 고위급 프로세스를 조기에 재가동하는 중요성에 대해 의견의 일치를 봤다”라고 말한 데 이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한일관계가 개선되면 한중일 정상회담을 한국에서 개최하기 위한 여건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저희도 회담 개최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등 3자 대화 틀의 재가동은 한국에도 이점이 있다. 우리의 경우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낮지 않은데다 북한의 무력도발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대북 ‘관리’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은 중국이 ‘전향적인’ 외교 노선의 변화를 취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단기적으로는 한일의 밀착, 이를 통한 한미일의 밀착 증폭을 저지하기 위한 ‘압박책’을 꺼내들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과거에도 효과를 본 수출 제한 등의 조치가 반복될 수도 있다.

중국은 일단 ‘저강도’ 압박을 통해 한일, 한미일의 밀착 속 ‘공략 지점’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일련의 압박책이 통하지 않는다면 그때 ‘외교적 접근’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중국은 한미일 협력 강화가 자국을 압박한다고 판단해 약한고리를 찾으려 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를 상대로) 재료나 원료를 공급하지 않거나 우리나라의 제품을 구매해주지 않는 방안 등을 저울질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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