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尹, 괴테 詩 인용 ‘3대 개혁’ 추진 의지 강조…독일어로 “서두르지 않되, 쉬지 않고”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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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 개혁 논의때 즉석 발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8회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8회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Ohne Hast, aber ohne Rast(서두르지 않고, 그러나 쉬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 도중 “이런 말이 있다”며 독일 대문호 괴테의 시구 일부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괴테의 표현을 빌려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윤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과 3대 개혁 및 건설노조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윤 대통령은 “한술 밥에 배부를 수는 없다”며 “개혁 드라이브의 성공을 위해 부처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인용한 표현은 괴테의 시집 ‘온순한 크세니엔(Zahme Xenien)’에 등장한다. 한국에선 꾸준한 의지의 중요성을 되새길 때 종종 인용된다. 참모들이 사전에 준비한 모두발언에는 없던 내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참모들이 미리 준비해 둔 발언을 그대로 읽지 않을 때가 잦아 발언이 길어질 때도 있지만, 진심을 전달하는 데는 효과적인 점도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2020년 12월 검찰총장 징계 국면 당시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문구인 ‘Be calm and strong(침착하고 강하게)’이라는 프로필을 올린 적이 있다.

윤 대통령의 독일어 실력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윤 대통령이 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의 댓글 수사 외압을 폭로했던 2013년 10월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 이정렬 전 창원지법 판사는 “(윤 대통령이) 독일어도 구사해 어떻게 저런 것까지 알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윤 대통령은 정치에 처음 참여할 당시에는 독일에서 17년간 노사정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화했던 노동 개혁 모델인 ‘하르츠 개혁’에도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노사정이 대화하다 보면 중간에 민노총이 떨어져 나간다. 이해관계가 맞는 세력과 다시 조합해 판을 뒤집는다”며 현재 추진하는 노동 개혁과 ‘하르츠 개혁’ 모델의 연관성에는 선을 그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윤석열 대통령#국무회의 개혁 논의#괴테#온순한 크세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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