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통령 일방주의에 정권 타격…尹心 주자는 ‘반사체’”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3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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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3일 당대표 후보들의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 경쟁을 겨냥해 “대통령은 정치 전반에 책임을 느껴야 한다. 일방주의가 타격을 주는 곳은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윤심을 내세우는 당권 주자들을 향해서는 “반사체”라고 일컬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선공개된 MBC뉴스 신년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6년 총선에 개입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총선이 본인 선거라 생각하는 거 아닌가. 내 마음에 맞는 사람들만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개입해서 결말이 좋았나”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이 실제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증언하기로는 (총선에서) 과반을 안 해도 되니 내 마음에 맞는 사람들만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해서 총선에 개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2016년 총선 분위기가 좋았다. 민주당에서 국민의당이 분열돼 나왔다”며 “만약 박 전 대통령이 그전까지 견지했던 중도화 노선 등을 끝까지 가져가면서 일방주의로 빠지지 않았다면 과반 의석을 획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본인(박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상황이 발생했을까. 그러면 그 뒤로 보수정치가 완전히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했을까. 저는 아니라 본다”며 “대통령은 정치 전반에 책임을 느껴야 한다. 일방주의 등이 타격을 주는 곳은 정권 스스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전당대회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히며 “박 전 대통령의 힘이 가장 좋았던 2014년 서청원 대표를 사실상 당대표로 만들고 싶어 했다. (경쟁자로) 김무성 대표가 있었는데, 전당대회에서 보수에서 아이돌과 같았던 박 전 대통령도 자기 마음대로 당대표를 못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이른바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가 두 마리의 새우일 뿐 고래가 될 수 없는가’라는 질문에는 “비만 새우가 되는 길을 걸을 것 같다. 자기들이 대통령 의중을 받아 출마한다는 분들은 영원히 반사체라고 선언하는 것”이라며 “밝은 것도 반사할 수 있지만, 어두울 때는 자기도 한없이 어두워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본인들이 판사 하다가, 검사 하다가 정치에 들어오면서 본인들이 꿈꿨던 게 누군가의 반사체가 되는 것이라면 무운을 빈다”고 일갈했다.
이 전 대표는 또 당권 주자들이 강성 지지층을 위한 메시지를 내놓는다는 질문에 “자신감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4번의 선거를 연달아 지고, 3번을 연달아 이겼다. 4번 질 동안 보수는 계속 스스로를 작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독교와 안보단체, 영남에 갇혀 그 안에서 메시지를 강화했다”며 “그분들의 논리는 단순하다. 총선에 돌입하기 직전에도 항상 ‘총선에서 이길 것’이라는 상상 속에 있었던 건 매번 그런 분들끼리 어울리면서 ‘내 주변에 문재인 좋아하는 사람 없더라’ 이 논리가 다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확장해야 이긴다고 생각했다. 지역·세대 확장도 있을 것”이라며 “저는 젊은 세대로 확장해야 한다는 생각에 오세훈 서울시장 선거 때부터 노력했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호남에서도 우리 대표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계속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확장하려고 했던 사람과 계속 좁아지려고 했던 사람들은 접근방식 자체가 다르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수 유튜버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만을 꺼내는 당 상황에 대해 “애초에 정견을 그렇게 형성해 왔던 것”이라며 “유튜브는 단편적인 말 한마디씩밖에 남지 않는다. 배신자, 스파이 등등”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세상에서 정치하는 사람이 가장 하기 쉬운 게 인기영합적 발언”이라며 “저도 그거 하려면 되게 잘할 수 있다. 그걸 안 하는 이유는 그러려고 정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꾸고 싶어서 정치하는 것이지, 세상이 원하는 대로 바뀌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의원들에게) 바꾸고 싶은 세상이 무엇인지 들어본 적 없다. ‘내년에 뭐 하고 싶은 거 있으세요’ 물어보면 딱히 없다. 공천 정도”라며 “(목표가 없으면) 욕 안 먹고 넘어가기, 대부분 보수 진영 목소리 큰 사람이 하는 것 따라가는 정도”라고 비꼬았다.

특히 당대표와 최고위원 재직 시 경험을 언급하며 “저 이전에 보수정당 당대표, 원내대표 등 대부분은 조선·중앙·동아일보 사설과의 단어 및 용어 일치도가 99.9%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거의 모든 대표나 최고위원들이 보좌진에게 아침에 써오라고 한다. 보좌진이 아침 6시에 갑자기 컴퓨터 앞에 앉아 조선일보 사설부터 볼까 하면서 일주일에 세 번씩 찍는데 욕은 안 먹는다. 새로운 아젠다를 던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세상을 바꾸고 싶은 게 없다. 언론이 설정하는 방향, 용산이 설정하는 방향으로 가면 된다”고 직격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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