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완화안, 데드라인 넘기자 여야 “네 탓”…권성동 “협조를” 이재명 “욕심 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31일 20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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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1일 본회의를 하루 앞두고도 여야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특별공제 완화안 처리가 늦어지는 것을 놓고 ‘네 탓 공방’을 벌이며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전날 정부는 1주택자에 대한 특별공제 금액을 기존 정부안 14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내리는 등의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31일 당 소속 기획재정위회 위원 워크숍 논의 끝에 “부자 감세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 데드라인 넘기자 여야 서로 “네 탓”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과 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서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끝에 이날 오전 10시로 잠정 예정돼 있던 기재위 전체 회의도 열지 못했다.

류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서 “어제(30일) 마지막으로 (민주당에 1주택자 종부세 부과 기준을) 12억 원으로 타협하는 안을 제안했다”며 “(어제) 밤늦게까지 기다렸는데 연락이 없었다”고 했다.

전날 여야 간사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시한 타협안을 놓고 논의했지만 합의하지 못했다. 정부 타협안은 1주택자에 대한 특별공제 기준을 기존 정부안인 14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내리는 한편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60%로 조정하는 것이다. 국민의힘 박대출 기재위원장도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답답하다. 종부세법 적용을 위한 데드라인이 이미 지나버렸다. 더 늦어지면 아예 물리적으로 공무원들이 준비할 시간이 없다. 특히, 특례신청에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법안 처리 지연에 따른 종부세 납세 혼란은 악의적 프레임이며 소관 상임위원회 개최를 거부하고 있는 것은 여당인 국민의힘”이라고 맞섰다.

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때문에 고령자·장기보유자 납부유예, 일시적 2주택·상속주택·지방저가주택 세부담 경감 등의 사안이 상임위에 발목잡혀 있는 것인데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모든 제안을 거부해 ‘50만 명 납세 대혼란이 우려된다’는 악의적 정치공세를 이어나가고 있다”며 이 같이 비판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마치 하루, 이틀 사이에 처리하지 않으면 큰 사달이 날 것처럼 얘기하는데 우리 간사가 검토한 바에 의하면 아직은 (처리에) 2주 정도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종부세 특별공제 적용 문제는 일단 추가로 더 검토하고 고령자·장기보유자 및 일시적 2주택 등에 대한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을 먼저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또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80%로 조정할 것을 제의했다.

반면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관련 법안을 한번에 처리해야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또 공정시장가액 비율도 시행령으로 정하게 돼 있어 60%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권성동-이재명도 신경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첫 회동을 가진 양당 대표도 종부세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취임 후 예방 차원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실을 찾았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수락연설을 언급하며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마지막도 민생‘이라고 말한 걸 인상깊게 들었다”며 “그런 차원에서 이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 2주택자 종부세 완화를 공약했는데 현재 (여야) 협상이 진행 중이다. 그 부분에 관심을 갖고 들여봐달라”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당에는 가급적 협력하라고 이미 얘기했다”면서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과도한 욕심을 내진 마시라”고 했다. 이어 정부 예산안에 대해 날을 세우며 “서민의 영구임대주택 예산을 5조6500억원 삭감했는데 그렇게 하면 그 분들이 갈 데가 없다”는 등의 불만을 쏟아냈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에선 종부세에 관한 언급이 더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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