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본회의 통과 이르면 29일·늦으면 5월6일…朴의장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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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27일 12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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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국회의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2.4.27 사진공동취재단
박병석 국회의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2.4.27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 중인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를 골자로 하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면서 입법 절차상 국회 본회의 처리만 남게 됐다.

민주당은 이날이라도 본회의를 열어 법안을 처리할 것을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요청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법안 처리 과정의 절차적 문제와 법안 내용의 부당성 등을 들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맞서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검수완박 법안의 본회의 처리 여부 및 그 시기는 법안의 내용과 국회법 절차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박 의장의 결정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박 의장은 이날 오전 8시17분쯤 국회 본관 국회의장실로 출근하면서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검찰개혁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묵묵부답했다.

이날 오후 2시 박 의장 주재로 열릴 박홍근 민주당,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회동을 통해 박 의장의 판단과 그에 따른 본회의 시나리오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현 상태로 양당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박 의장이 법안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법안이 지난 22일 양당이 합의한 중재안을 토대로 하면서도 선거 범죄 수사권을 추가로 연말까지 유예하는 등 보다 전향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다.

하지만 시기는 유동적이다. 박 의장이 본회의 소집과 직권상정으로 기울더라도 이날 곧바로 본회의를 소집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기립표결로 통과되고 있다. 2022.4.27 사진공동취재단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기립표결로 통과되고 있다. 2022.4.27 사진공동취재단
국회법에 따르면 본회의는 위원회가 법률안에 대한 심사를 마치고 의장에게 그 보고서를 제출한 후 1일이 지나지 않았을 때는 그 법률안을 의사일정으로 상정할 수 없다. 다만 의장이 특별한 사유로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의 협의를 거쳐 이를 정한 경우에는 예외가 된다.

박 의장이 이 예외조항을 이번 사안에 적용하지 않기로 할 경우 이날 새벽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검수완박 법안은 하루가 지난 28일에야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게 된다.

이날 혹은 28일 본회의에 상정된 이후에는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대응 및 이에 맞서는 필리버스터 종결 시도가 이뤄질 전망이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안은 재적의원 3분의1 이상의 찬성으로 제출할 수 있고, 제출 이후 24시간이 지나면 재적의원의 5분의 3인 180명 이상의 찬성으로 필리버스터를 끝낼 수 있다.

민주당은 기존 박 의장의 중재안대로 검찰의 6대 범죄 수사권(대형참사·방위사업·공직자·부패·경제·선거) 중 부패와 경제 범죄로 제한한 데 이어 정의당의 제안을 받아들여 선거 범죄 수사권을 연말까지 검찰에 남겨뒀다.

이에 171석인 민주당은 정의당(6석),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들과 함께 필리버스터를 무력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정의당은 아직 필리버스터 동참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4월 국회 처리를 당론으로 정한 상태다.

필리버스터 종료에 하루가 필요하고, 법안이 두 개인 만큼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가 성공할 경우, 27일 본회의 첫 법안 상정·필리버스터 돌입·종결 동의안 제출→28일 필리버스터 종료 표결 후 첫 법안 표결·두번째 법안 상정 및 필리버스터 재돌입·종결 동의안 제출→29일 필리버스터 종료 표결 후 두번째 법안 표결 등의 순서로 이어질 수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2.4.27 사진공동취재단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2.4.27 사진공동취재단
본회의가 28일 시작된다면 하루씩 지연돼 본회의 처리 완료시점은 30일(토) 또는 5월2일(월)이 될 수 있다. 민주당이 180석을 확보할 경우 검수완박 법안을 이르면 29일, 늦으면 5월2일 처리 가능한 것이다.

민주당이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에는 회기 변경의 건을 상정해 4월 국회 회기를 단축 종료시킨 뒤 새로운 임시회를 즉각 소집하는 이른바 ‘회기 쪼개기’가 불가피하다. 이 경우에도 박 의장의 판단이 본회의 처리 시기를 좌우할 전망이다.

임시회의 경우 집회 기일 3일 전에 공고하도록 돼 있다. 즉 민주당이 필리버스터에 맞서 회기 변경의 건을 의결해 현 임시회를 당일 바로 종료시킨다 해도 다음 임시회는 사흘 뒤에나 열 수 있다. 다음 열리는 임시회에서 첫 법안을 상정해 처리한 뒤 다시 같은 방식을 반복해야 두 개의 개정안을 의결할 수 있다.

이날 본회의를 시작할 경우 필리버스터 돌입과 회기 변경의 건 의결→30일 임시회 소집 및 첫 법안 표결·두번째 법안 상정 및 필리버스터 돌입→5월3일 임시회 소집 및 두번째 법안 표결 등의 순서로 진행될 수 있다. 하루 늦은 28일 본회의가 시작되면 5월2일 임시회, 5월6일(5월5일은 공휴일) 임시회 순으로 지연된다.

다만 Δ내우외환, 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가 발생한 경우 Δ국가의 안위에 관계되는 중대한 교전 상태나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인 경우엔 의장이 집회기일 1일 전에 공고할 수 있어, 임시회 소집 간격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번 검수완박 법안도 이런 예외조항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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