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광화문 집무실 두면 시민 피해 재앙수준… 예산도 더 들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용산 대통령 시대]尹이 밝힌 용산이전 이유
“靑 일단 들어가면 나오기 힘들어… 신속한 이전결정 하는게 옳아
용산, 지하벙커 등 시설 잘 구비… 軍 지휘체계 공백 주장 납득못해
미군 반환부지 신속히 공원 조성… 국민들과 소통의 장 만들것”

빗속의 현장 답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19일 대통령 집무실 이전 후보지 중 한 곳인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답사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이날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등과 집무실 후보지인 국방부 청사와 광화문 외교부 청사를 답사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공
빗속의 현장 답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19일 대통령 집무실 이전 후보지 중 한 곳인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답사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이날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등과 집무실 후보지인 국방부 청사와 광화문 외교부 청사를 답사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공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 이제 청와대라는 말은 없다.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들고 일하는 게 ‘대통령의 권위’보다 더 중요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신청사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집무실 이전은 국가 미래를 위해 내린 결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종식하고 ‘제대로 일하는 정부’를 만들겠다는 자신의 철학을 구현할 최적의 장소로 용산의 국방부 신청사를 낙점한 것. 윤 당선인은 이날 지휘봉으로 조감도 속 건물을 하나씩 짚으며 직접 대국민 프레젠테이션(PT)을 하는 등 적극적 소통 행보에 나섰다. 다음은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집무실 이전 왜 필요한가.

“대선 공약으로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기존의 청와대는 본관과 비서동이 분리돼 있고 대통령과 참모 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 소수 참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재의 공간 구조로는 국가적 난제와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다.”

―왜 지금인가.

“일단 청와대 경내로 들어가게 되면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벗어나는 게 더 어려워진다. 역대 정부에서 했던 집무실 이전 시도가 번번이 좌절된 경험에 비춰 봐도 그렇다. 국민에게 끼치는 불편, 청와대를 온전히 국민께 개방해 돌려드리는 측면 등을 고려하면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결정을 신속히 내리고 추진하는 게 옳다.”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외교부 별관으로 이전하면 공약을 실천할 수 있지 않나.

“(두 곳은) 지하 벙커나 비상시 통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개최를 위한 공간이 없어 기존 청와대 시설을 50% 이상 사용해야 한다. 정부서울청사에 있는 정부 부처나 외교부가 이전할 경우 새 건물을 구해야 하고 예산 소요도 커진다.”

―이는 대선 공약 때도 검토된 부분이 아닌가.

“대통령 경호를 최소화한다 해도 광화문 인근 지역에서 거주하거나 빌딩에 근무하는 분들의 불편이 세밀하게 검토가 안 된 것 같다. 시민들의 전자기기 사용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전자기기 사용 제한에 따른) 금융기관에 단 몇 초라도 문제가 생기면 상당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다.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이전하는 게 시민들에게는 거의 재앙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용산인가.

“(용산은) 지하벙커가 있고, 비상시 NSC를 바로 할 수 있다. 이전 비용도 다른 곳보다 적다. 용산은 이미 군사보호시설 설치를 전제로 개발이 진행되어 온 만큼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하더라도 추가적인 규제는 없다. 돌려받을 미군기지 반환과 연계할 경우엔 국민 소통도 늘릴 수 있고, 국방부 및 군 시설의 연쇄 이동에 따른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

―집무실 이전으로 군 지휘체계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군부대가 이사한다고 해서 국방 공백이 생긴다는 것은 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과거에 (군에서) 근무하고 충분히 경험 있는 분들이 (집무실 이전) 계획을 세운 것이다.”

―용산으로 가면 국민 소통이 늘어나나.

“공간이 (사람의) 의식을 지배한다.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주위 미군기지 반환이 예정돼 있어 신속하게 용산 공원을 조성하고 국방부 청사를 집무실로 사용할 수 있어 국민들과의 교감과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 윤 당선인 측은 “용산 국방부 신청사의 대통령 집무실은 동쪽 측면과 남쪽이 용산공원과 접해 있다”라며 “이 지역을 국민과의 소통의 장으로 만들겠다”라고 설명했다.

―언제 용산 집무실로 들어가나.

“5월 10일 취임식을 마치고 바로 입주해서 근무를 시작할 생각이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윤석열#집무실이전#일문일답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