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브럼스 “한국 미사일 방어력 솔직히 많이 뒤처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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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전환 위해 시간 필요… 새 작계에 中 대응방안 담겨야
종전선언, 미끄러운 비탈길 될 것”… 靑 “어느 정부보다 국방력 튼튼”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사진)은 이달 초 서울에서 열린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최신화하기로 합의한 연합작전계획(작계·OPLAN)에 중국 대응 방안이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4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010년 이후 중국이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크게 늘린 건 비밀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지난 3년간 중국의 한국방공식별구역 침범 사례가 300% 늘었으며 북방한계선(NLL)을 따라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도 증가하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은 작계에서 다뤄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19년 부임 이후 첫 연합훈련에서 새 작계의 필요성을 파악하고, 이를 위한 전략기획지침(SPG) 갱신을 (한미 국방부에) 공식 요청했지만 그해 SCM에서 한국 국방부는 구체적 이유 없이 이를 지지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 그는 “(주요 전환 조건인) 전략타격 및 통합 미사일방어 능력에서 한국은 솔직히 많이 뒤처져 있다”며 “어떤 사람들은 손쉬운 방법이나 양국이 합의한 (조건) 기준을 낮추길 원하지만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군사역량을 갖추려면 예산과 시간이 들어간다”면서 시기상조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 일각에서 제기되는 내년 3월 연합훈련 연기 주장에 대해선 “그간 축소됐던 연합훈련 일부의 재개 여부를 놓고 동맹이 진지하게 논의할 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북 억지력 유지를 위해 더 이상의 훈련 축소·유예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 것. 유엔군사령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저해한다는 비판에 대해선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유엔사는 유엔 안보리의 결의 또는 제재를 집행할 권한이나 책임이 없다. 유엔사가 준수해야 할 유일한 책임은 1950년 한국전쟁과 관련한 유엔 결의뿐”이라고 반박했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종전선언을 성급히 할 경우 전쟁이 끝났으니 1950년 여름에 통과된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고 그러고 나면 ‘미끄러운 비탈길(Slippery Slope·발 들이면 걷잡을 수 없는 험로)’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나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종합군사력 6위 군사강국, 방산 수출 국가, 역대 어느 정부보다 국방력을 튼튼히 하며 방위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까지 도약시킨 정부라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지난달 17일 참모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해군의 경항공모함(경항모) 사업과 관련해 “우리 국방력은 대북 억지력만을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한 사실도 소개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에이브럼스#한국 미사일 방어력#한국 국방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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