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기습 입당’에 이준석 웃고 김종인 씁쓸

뉴시스 입력 2021-07-31 12:54수정 2021-07-3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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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버스 탑승' vs '11월 단일화' 놓고 고심
킹메이커 대신 30대 제1야당 대표 손 잡아
이준석 압박-회유 양면전술 尹 위기감 자극
제3지대 성공 사례 없고 지지율도 떨어져
조직 든든한 국힘 서둘러 입당 '실리' 택해
‘8월 버스 탑승 이준석이냐, 11월 단일화 김종인이냐.’

30대 제1야당 대표와 80대 킹메이커의 상반된 제안 사이에서 고심하던 ‘정치 초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결국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선택했다. 윤 전 총장이 이 대표가 제안한 8월 내 국민의힘 입당을 전격 결정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처음부터 제1야당이 주축이 돼서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초기 경선부터 참여하는 것이 가장 공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11월 단일화 시나리오는 폐기처분됐다.

이 대표도 자신의 손을 잡아준 윤 전 총장에게 “제가 주장한 8월 경선버스론에 대해 윤 전 총장이 화답해줬고, 심지어 버스 출발 한달 전에 먼저 앉아있겠다고 해서 의미가 상당하다”라며 윤 전 총장의 결단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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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경선버스 탑승을 결정한 데에는 이 대표의 압박과 회유 ‘양면전술’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다양하게 구사된 압박카드는 당 밖 주자의 한계를 자극하는데는 효과적이었다는 관측이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을 향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비슷해져가고 있다. 그런 모델은 성과가 안좋다.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제3지대로는 성공한 사례가 없어 ‘간보기 정치’을 그만하라는 메시지다. 또 안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번 후보를 거부하면서 야권 후보 단일후보가 될 기회를 놓치고 결국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양보한 사례를 거울 삼으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대표의 ‘당근’ 발언도 윤 전 총장에게는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이 대표는 “당외 주자였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까지 추가돼서 이미 비빔밥이 거의 다 완성됐다. 지금 당근 정도 빠진 상황”이라며 윤 전 총장을 당근에 비유했다. 윤 전 총장은 ‘원 오브 뎀’이라는 의미로, 입당한 최 전 감사원장을 추켜세우면서 지지율 하락세로 돌아선 윤 전 총장의 냉정한 현실을 자각하도록 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입당을 전제로 한 당근도 제시했다.

그는 당 대표 취임 전부터 윤 전 총장이 가족리스크에 처할때 방패막이 돼 줄 ‘비단주머니’ 3개가 있다고 약속한 바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 전 총장이 ‘계륵’이 될거라 평가절하한 데 대해선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계륵이 아닐거다. 계륵은 닭갈비 인데 꼭 삼국지 고사에 닭갈비가 있는게 아니라 춘천 가시면 맛있는 닭갈비가 있다”고 하며 윤 전 총장을 감싸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이 이 대표와 입당 밀당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이 대표가 시의적절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윤 전 총장으로서는 제1야당 ‘조직의 힘’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 입당을 결심했을 수도 있다.

반면 윤 전 총장의 입당 시기가 늦어진 데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킹메이커인 김 전 위원장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김 전 위원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지율을 유지하고 확장하는 게 대선 고지에 오를 가장 효과적인 길”이라며 “그런 입장에 있는 사람이 굳이 지금 당에 들어가 다른 후보들과 옥신각신하는 상황을 만들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당을 미룰 수록 1초마다 손해’라고 한 이 대표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1초마다 손해 보는건 이 대표의 입장인 거고, 일방적으로 따라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이 대표와 대척점에 섰다.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인사들이 윤석열 캠프에 합류하면서 김종인 배후설까지 돌면서 정치권에서는 ‘윤-이 치맥회동’ 이후에도 윤 전 총장이 김 전 위원장과 손잡고 제3지대를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킹메이커가 깔아줄 제3지대 대신 이준석의 버스 탑승을 결정했다.

결국 윤 전 총장은 반문재인 세력을 모아 제1 야당과 단일화에서 승리,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초심’을 버리고 하락세로 전환된 지지율을 반등시키고 입당 불확실성을 걷어내겠다는 ‘실리’를 택한 것으로 읽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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