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대결→ 계파 대결로?…국민의힘, 당대표 컷오프 앞두고 난타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6일 17시 19분


코멘트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전이 차기 대선주자들과 연계된 계파 대결 양상으로 확산되면서 이번 전당대회의 여진이 보수진영의 대선 후보 선출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당내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계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돌풍에 중진 후보들은 26일 ‘유승민의 당권 장악’을 비판하고 나섰고, 국민의힘 밖의 대선주자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측도 “이준석으론 통합이 어렵다”고 지원사격을 하면서 하루종일 난타전이 벌어졌다.

● 이준석 “유승민 대통령 만들겠다” 발언 논란
동아일보 DB
동아일보 DB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특정 계파의 당 대표가 뽑히면 윤석열, 안철수가 과연 (국민의힘으로) 오겠는가”라며 “특정 주자를 두둔하는 것으로 오해 받는 당 대표라면 국민의힘이 모든 대선주자에게 신뢰를 주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 전 최고위원이 2019년 12월 여성신문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21대 국회에서 내가 있는 당이 압승해서 ‘유승민 대통령’을 만들고 하태경 의원과 같이 좀 세상을 멋지게 바꿔보고 싶다”고 말한 사실이 당 안팎에 회자되기도 했다.

동아일보 DB
동아일보 DB
주호영 의원은 YTN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할 때 여론조사가 세 번밖에 없었는데 이번 우리 당 전당대회를 앞두고는 무려 11번이 있었다. 너무 과도하다”면서 “누군가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정확하지 않은 여론조사를 퍼트리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공개된 장을 펼치고 누구나 와서 공정하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외부 대선주자 참여론도 펼쳤다.

유승민계를 견제하는 정치권 외곽 단체들의 움직임도 시작했다. 이날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이 주축이 된 보수단체 국민통합연대가 당 대표로는 주 의원을, 최고위원으로는 조해진 배현진 의원과 정미경 전 의원을 지원키로 했다는 내부 회의 결과 문서가 공개되기도 했다. 국민통합연대는 국민의힘 이재오 상임고문과 무소속 홍준표 의원 등이 참여해 2019년 12월 출범했다. 주 의원과 조 의원과 정 전 의원은 친이계 출신이고, 배 의원은 홍 의원의 최측근이다.

국민의힘과 통합 논의를 진행 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 측도 보수진영의 대선 경쟁자가 될 유 전 의원에 대한 사전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이날 MBC 인터뷰에서 이 전 최고위원을 겨냥해 “외관은 청년이지만, 기득권 정신으로 가득찬 모습”이라며 “유연하고 개방적으로 야권통합을 이뤄내길 기대할 순 없다”고 했다.

● 유승민계 “친이 친박이 주호영·나경원 도와”
유승민계에 대한 파상공세가 이어지자 이 전 최고위원과 김 의원은 친박(친박근혜), 친이(친이명박) 프레임으로 반격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구 친박계의 전폭 지원을 받고 있는 나경원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우리 당으로 오는 걸) 상당히 주저할 것 같다”고 페이스북에 적었고, 김웅 의원 “계파정치 주장은 이제 흉가에서 유령을 봤다는 주장”이라고 반격했다.

국민통합연대의 움직임에 대해선 김웅 의원은 “나는 더 이상 계파정치는 없다고 역설했으나 정작 계파정치는 따로 있었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주호영 캠프 박종희 선대본부장은 “터무니없는 계파정치 프레임 덮어씌우기야말로 전형적인 구태정치요 청산돼야 할 공작정치”라고 반박하는 등 계파 공방이 오갔다.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이틀 간 당원 투표 50%, 일반시민 여론조사 50%의 예비경선을 진행한다. 8명의 당 대표 후보 중 3명이 ‘컷오프’되는 예비경선 결과는 27일 오후 발표된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