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대차대조표 한 눈에 보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3일 17시 13분


코멘트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21일(현지 시간) 첫 회담은 자국우선주의 정책으로 임기 내내 한미동맹이 삐걱거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와 확연히 달라졌다. 대만 남중국해 등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안보 이슈부터 백신과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망, 인공지능(AI)와 차세대 이동통신 등 미중이 극한 경쟁을 벌이는 경제, 첨단기술 분야까지 이날 발표된 한미 정상 간 공동성명은 물론 별도로 나온 한미 파트너십 자료에 적시했다. 대북정책에서도 바이든 행정부가 미온적이었던 2018년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과 문재인 정부가 소극적이었던 북한 인권 문제가 함께 한미 공동성명에 명시됐다.

그간 중국과 북한 문제에서 바이든 행정부와 온도차를 보여온 문 대통령이 대북정책에서 협조를 얻기 위해 한국에 중국 견제를 위한 동맹국 역할 확대를 요구해온 바이든 대통령에게 호응한 것.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일단 문재인 정부의 중국 경도론을 해소했지만 중국 시진핑 정부가 압박해올 경우 문 대통령이 이런 입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 첫머리부터 “남중국해 등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 합법적이고 방해받지 않는 상업 및 항행·상공 비행의 자유를 포함한 국제법 존중을 유지하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대만 해협에서 평화와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도 했다. 성명에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차 협의체) 쿼드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이날 한미 정상은 성명과 별도로 신기술, 글로벌 백신 협력 등이 조목조목 포함된 7000자가 넘는 별도의 한미 파트너십 자료도 발표했다. 반도체,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 분야의 공급망 구축 협력은 물론 백신 글로벌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생산 역량과 미국의 기술·원료를 결합해 한국을 전 세계 백신 공급의 생산 기지 중 하나로 만들겠다는 것.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4개월째 공석인 대북정책특별대표에 성 김 미 국무부 차관보 대행을 임명했다. 이 자리는 북한과 협상을 담당한다.

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기대한 것 이상”이라며 “최고의 순방이었고 최고의 회담이었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당국자도 “이번 회담은 놀랍게 강한 양국 관계는 물론 동맹이 엄청나게 성장했음을 보여줬다고 믿는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다음달까지 이어질 ‘백신 가뭄’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 정부가 먼저 띄우고 나서면서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한미 백신 스와프는 무산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55만 명 한국군 장병들을 위해 완벽한 백신 접종을 제공할 것”이라고만 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박효목 기자
워싱턴=공동취재단
워싱턴=이정은 특파원·공동취재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