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번째 임명강행? 野 “임혜숙은 여자조국” 반발에 與 고민

박민우 기자 입력 2021-05-05 17:56수정 2021-05-0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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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뉴스1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논란에 휩싸인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후보자의 거취를 두고 여권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임 후보자에 대해 야당이 ‘여자 조국’이라며 부적격 의사를 천명한 상황에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단독으로 강행할 경우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에게까지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권 내부에서는 “임 후보자를 낙마시킨다고 해서 후속 인사청문회가 순항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며 임명을 강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 30번째 ‘임명 강행’ 부담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 따르면 여야 간사들은 임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에 대한 논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보고서 채택 시한이 내일(6일)이지만 국민의힘은 부적격 의견이 아니면 채택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조 의원은 “우리 당은 적격, 부적격 의견을 병기해 채택하면 된다는 입장”이라며 “청문회를 보이콧 한 것이 아니라면 보고서를 채택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이중 국적인 두 딸의 국적법 위반 의혹, 해외 출장 시 딸들과 배우자 동반 등 의혹 목록을 정리한 야당 자료를 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민주당은 야당이 끝내 동의하지 않을 경우 여당 단독으로 청문보고서 채택을 하는 수순까지 고려하고 있다. 과방위원장인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여야 간사단 협의 결과와 상관없이 6일 전체회의를 열고 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는 청문보고서 단독 채택의 후폭풍을 크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임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을 눈감고 가기에는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이유다. 임 후보자는 자신의 남편을 제자 논문에 18차례나 공동 저자로 올려 ‘논문 내조 의혹’에 휩싸였고, 자녀는 물론 남편까지 동행한 가족 동반 해외 출장 의혹도 불거진 상황이다. 인사청문회에서 임 후보자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빗대 ‘여자 조국’이라고 성토한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임 후보자가 임명되면 문재인 정권의 레임덕에 ‘터보 엔진’을 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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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6일부터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연이어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가 열린다는 점도 여권에게는 부담이다. 여권 관계자는 “임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김부겸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 투표를 야당이 보이콧 할 가능성도 있다”며 “행정부 2인자인 총리 후보자를 여당 단독으로 처리하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또 임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문재인 정부 들어 야당 동의 없이 임명하는 장관급 인사가 30명에 달한다는 점도 여권에게는 부담이다. “4·7 재·보궐선거의 참패에도 불구하고 ‘마이웨이’식 국정 운영에는 변화가 없다”는 야당의 공세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 “할 말은 하겠다”는 이철희, 첫 시험대
그러나 한 친문(친문재인) 여당 의원은 “임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한다고 해서 남은 김부겸, 김오수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순탄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며 “임 후보자가 장관직 수행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여기에 지난달 개각에서 발표된 인사 중 임 후보자가 유일한 여성이라는 점도 여권의 고민이다.

임 후보자 거취 문제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이철희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도 있다. 지난달 임명된 이 수석은 임명 직후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고, 아닌 것에 대해서는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참모가 되겠다”고 한 바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 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최종 보고를 하기 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당 대표 선출을 앞두고 있는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강공 모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최종 판단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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