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청산 강조한 與, 현실 보지 않고 정신승리에 빠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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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초선모임 주최 ‘쓴소리 강연’
최진석 서강대 교수 작심 비판
“친일 청산이 반도체보다 중요한가, 與 서울시장 후보 안 냈더라면
자리 뺏겼어도 존엄은 지켰을 것”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사진)가 20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생각이 과거에 갇혀 정신승리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이날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가 주최한 ‘쓴소리 강연’에서 당 대표 후보인 우원식 의원이 ‘친일 잔재 청산’을 공약으로 앞세운 것을 두고 “(민주당이) 현실에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를 보지 않고 자신이 믿고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만 제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4·7 재·보궐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친일 잔재 청산을 강조하고 나선 민주당이 정신승리에 빠졌다고 비판한 것.

최 교수는 “지금 대한민국의 전략적 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안보까지 좌우하는 반도체 문제”라며 “그런데 왜 아직도 (민주당에선) 친일 잔재 청산이 중요한 이슈가 되고 반도체 문제는 이슈가 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패배로 생각하고 있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집권 여당이 민주당인 현 상황을 “사회 전체가 선악(구도), 과거에 지배돼 통치의 가장 기본 태도인 호전성마저 사라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교수는 민주당 초선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이날 강연에서 민주당이 당헌 당규를 개정해 4·7 재·보궐선거 후보를 낸 것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그는 “성범죄가 일어나면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했는데 말을 바꿨다. 거기서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 염치가 있어야 한다”며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안 냈다고 하면 서울시장은 뺏기는 대신 존엄은 지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호남(전남 함평) 출신의 최 교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엔 친여 성향 학자로 꼽혔지만 최근 정부를 향한 비판을 계속하고 있다.

첫 번째 순서로 열린 이날 ‘쓴소리 강연’에는 민주당 초선 의원 40여 명이 현장 및 화상으로 참석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최진석#더불어민주당#비판#쓴소리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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