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오늘 입당 후 단일화” vs 안철수 “선거 끝나고 합당”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3월 16일 20시 20분


코멘트
(왼쪽부터)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동아일보DB.
(왼쪽부터)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동아일보DB.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16일 단일화 경선 TV토론에서 입당과 합당 문제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오 후보는 이날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토론회’에서 안 후보에게 국민의힘 입당을 제안했지만 안 후보는 “후보가 되는 것이 우선이 아닌 선거에서 야권이 이기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 후보는 안 후보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상왕’ 등으로 비판한 것을 문제 삼았다. 오 후보는 “안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면 공동 선대위 출범을 약속했는데 위원장은 김종인 위원장이 될 것”이라며 “그런데 그런 분에게 ‘옹고집’, ‘상왕’ 이라고 하셨고 이런 상태에서 공동 선대위가 원활하게 돌아가겠는가”라고 했다.

안 후보는 “지난 몇 달간 김 위원장이 제게 여러 가지 말씀을 해주셨지만 그에 대해 어떤 험한 말도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어제 한 말씀은 자칫하면 단일화의 시너지를 줄일 수 있는 위험한 말이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계속 이런 말이 나오면 누가 단일 후보가 되더라도 선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제가 단일후보가 된다면 김 위원장을 찾아뵙고 양해를 구하고 도와달라고 부탁하겠다”고 말했다.

오 후보가 이날 제안한 합당을 놓고도 신경전이 이어졌다. 오 후보는 “안 후보가 입당을 해주시면 (여론조사 문항에서)아직도 적합도냐 경쟁력이냐 대립 중인데 제가 양보하겠다”며 “(안 후보가 원하는) 경쟁력 조사도 동의하겠다”고 했다.

오 후보는 이어 “안 후보로 단일화 돼도 우리 당이 조직과 자금을 다 동원해서 이렇게 종합적인 지원을 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지금은 통합을 쉽게 말하지만 양당 간 통합할 때 산 넘고 물 건너 지금보다 힘든 일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 후보는 “어차피 하실 합당이라면 지금 입당해도 차이가 없다”며 “지금이라도 입당을 하신다면 화답하는 의미에서 안 후보가 원하는 여론조사 방식에 동의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하지만 안 후보는 “제 목적은 제가 후보가 되는 게 아닌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이 이기는 것”이라고 오 후보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안 후보는 “저는 최대한 4번(국민의당)지지자 분들과 2번(국민의힘) 지지자 분들이 모두 합쳐서 이번에 이기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오 후보가 “양당의 압도적인 의석 차이를 언급하며 합당할 때 의석 비율대로 당협 위원장을 나누는 권한에 대해 동의할 수 있느냐”고 묻자 “지분을 요구할 생각이 없으며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해 대통합 야당을 만들어도 저는 거기에 어떤 지분도 요구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안 후보가 2016년 창당한 국민의당과 현재의 국민의당의 의석수를 비교, “당시 39석이었던 국민의당은 지금 3석으로 줄어들었다”며 “축소지향의 리더십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지난 9년간 저는 굉장히 어려운 길을 걸어왔다”며 “제가 가는 길이 편안하고 안락한 길이었다면 모르겠지만 너무 힘든 길이라 다른 당으로 가시는 분들에게 섭섭하기는커녕 죄송했고 그런 경험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사람들을 더 많이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어 “범야권 대통합이 일어나면 저도 구성원의 일원이 되는 것이고 수많은 리더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그곳에서 우두머리를 한다는 것이 아니다”며 “제 역할은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시정을 혁신적으로 이끌어 야당이 달라진 것을 시민이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후보는 안 후보가 과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영입하려고 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실패한 소개팅은 주변에 이야기하면 싫어한다”며 “윤 전 총장까지 함께하는 공동전선이 가능할지 회의적”이라고도 평가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안 전 총장을 저 혼자 영입하겠느냐, 오 후보 등 여러 사람이 진정성 있게 다가가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윤 총장은 야권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저는 정말 간절하며 그 간절함을 담아서 그렇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오 후보가 시장 재임시절 강남구 내곡동에 있는 처가의 땅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는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묻기도 했다.

오 후보는 안 후보가 해당 의혹에 대한 소명을 요구하자 “보금자리지구 지정 관여하는 지시를 받았거나 압력 받은 걸 경험한 서울시 직원과 SH(서울토지주택공사) 직원이 있다면 양심선언을 해달라”며 “한 분이라도 제가 관심을 표하거나 압력이 있었다는 분이 있다면 바로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 후보는 자신의 내곡동 땅을 표시한 자료를 제시하며 “당시 (처가가 소유했던) 땅을 빼고는 일대를 보금자리 주택지구로 지정하는 것이 불가능했고, (내곡동 땅은) 속수무책으로 수용될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그 땅의 시가는 평당 317만원인데 보상가는 270만원으로 훨씬 낮았다. 하지만 저희 처가에서는 저항하지 않고 수용에 응했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시장 시절 여기에 관심도 없었고 수용절차가 진행되는 것 자체를 몰랐다”며 “주택 국장도 전결할 때 처갓집 땅인 것을 몰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2008년 공직자 재산신고에 서초구 내곡동 106번지, 110번지가 기재돼 있는데 정말 몰랐나”라고 묻자 오 후보는 몰랐다고 하며 “이 땅이 예정지구로 지정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건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시세보다 낮게 매각했다고 했는데 36억 원을 번 것은 사실이지 않나”라고 묻자 오 후보는 “(보상으로) 평당 270만 원 정도 계산이 나왔고 주변시세는 300만원이 넘었다. 보통 정부에서 주택예정지구를 지정해서 보상가를 산정하면 시세보다 10~20% 낮게 측정한다”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오 후보가 10년 전 직을 걸었던 무상급식을 두고 자신의 복지 정책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안 후보는 “이번 선거는 정말 야권이 이겨야 하는 선거이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심판해야 하는 선거인데 저도 솔직히 (박 시장에게 후보를)양보했던 책임이 있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시장직을 사퇴한 오 후보에게 책임이 있지 않냐”며 무상급식 주민 투표 뒤 오 후보의 서울시장직 사퇴 전력을 꼬집었다.

오 후보는 먼저 서울시장 사퇴에 대해 “여러 차례 시민 여러분께 정말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하면서 “무상급식 반대가 아닌 ‘부자 무상급식’ 반대였다”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부잣집 아이에게 줄 돈이 있다면 방과 후 학교나 원어민 교사 지원 등을 통해 가난한 집 아이에게 공교육 혜택으로 교육 복지를 실현하는 취지에서 주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이어 “큰 틀에서 모든 복지는 부자를 위한 복지보다 어려운 계층에 가야 한다는 게 제 원칙이고 무상급식은 이미 시작이 됐다”며 “굳이 10년이나 지난 지금까지 반대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안 후보는 “저와는 생각이 다르다”며 “오 후보가 말한 선별적 복지에 대해 어른에 대한 선별적 복지는 동의하지만 최소한 아이들에 대해서 보편적 복지가 맞다”라고 차별성을 강조했다.

부채문제를 둘러싸고도 토론이 이어졌다. 안 후보는 “2011년 보궐선거에서도 가장 큰 이슈가 서울시 부채 채무문제였다”며 “당시에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도 한강 르네상스 등 전시행정을 하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오 후보 재임 시절 동안 재정이 안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제 임기 중에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터졌다”며 “국가도 지방자치단체도 빚을 냈다 지방채를 발행했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경제 위기가 왔을 때 돈 많이 쓰는 것은 다 알고 있다“며 ”둘째는 택지개발 사업을 많이 해서 땅을 많이 사들였다 그 땅에 택지를 개발했고 고 박 서울시장은 분양을 해 돈이 들어왔지만 다시 부채가 늘었다“고 답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