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무늬만 조사…쇼로 증거 없앨 시간만 벌어줘”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3월 11일 16시 40분


코멘트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 동아일보DB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 동아일보DB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1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한 정부합동조사단의 1차 조사결과와 관련해 “긴박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듯 하더니 갑자기 부동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해 보는 이를 황망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부동산투기조사특별위원회 소속인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부여당발 문어발 작전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미 제기된 의혹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수준의 내용을 발표랍시고 하는 것부터 이상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갑자기 떴다방이 왜…절박한 문어발 전략”
앞서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책 브리핑을 통해 “민변과 참여연대에서 제기한 투기 의심 사례를 포함해 총 20명의 투기 의심자를 확인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정부는 부동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다”며 “허위매물, 기획부동산, 떳다방 등 부동산 시장에서 자행되고 있는 불법과 불공정 행위를 엄단할 특단의 방안을 마련해 강력하게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윤 의원은 “정 총리의 1차 조사 발표는 국토부와 LH 임직원 총 1만4000명 본인만의 부동산 거래내역과 소유정보를 조사한 내용이라 한다”며 “그러니 지인이나 차명을 통한 거래는 물론이고 배우자 기록도 조사된 바 없는 ‘무늬만 조사’”라고 비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동아일보DB
정세균 국무총리. 동아일보DB
윤 의원은 이어 “지금 수사의 핵심은 딱 한 가지다. ‘업무상의 공적 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취한 악질 부패가 얼마나 큰 범위로 누구누구에 의해 이뤄졌는지’”라며 “여기서 갑자기 떴다방이 왜 나오느냐”고 지적했다. 떴다방은 아파트 분양 현장 주변에 철새처럼 모여드는 ‘이동식 중개업소’를 통칭해 말한다.

윤 의원은 “여당인사들 이름만 나오니 초조해진 김태년 당대표대행이 야당까지 전수조사하자고 하는 것 역시 절박한 문어발 전략이지만 측은할 뿐”이라며 “여당이고 야당이고 뒤지는 것을 환영하지만 의미 없는 쇼로 투기범들 증거 없앨 시간만 벌어주는 짓은 제발 그만 하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총리님에다 여당대표까지, 이렇게 이거저거 아무거나 늘어놓으면 국민의 분노가 희석되고 방향을 잃을 줄 아시냐”며 “국민을 바보로 아시느냐”고 비판했다.

“‘돈 되는 땅과 돈의 흐름’ 즉각, 대대적으로 뒤져야”
윤 의원은 향후 조사의 방향과 관련해 “사람 이름 갖고 전수 조사해봤자 차명으로 빠져나간 진짜 투기는 알 수도 없으니 ‘돈 되는 땅과 돈의 흐름’을 즉각 대대적으로 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제껏 관심도 없으셨던 기획부동산, 허위매물, 떴다방은 잠깐만 더 넣어두시고, 이번 전쟁부터 제대로 하자”며 “권력에 기생하며, 공적 정보를 악용해 좁게는 땅주인을, 넓게는 국민들의 등을 친 범죄자들에 집중하시란 말”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무엇이 두려운지, 수사를 제일 잘 할 수 있는 이들을 배제하면서 말만 내세우지 마시라”면서 검찰이 직접수사권을 행사할 수 없는 제도적 조정이 이뤄진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