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견제’ 쿼드 첫 정상회의 이달 개최… 韓 거리두기 괜찮을까?

  • 뉴스1
  • 입력 2021년 3월 7일 14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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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취임 기자단 상견례를 하고 있다. 2021.2.9/뉴스1 © News1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취임 기자단 상견례를 하고 있다. 2021.2.9/뉴스1 © News1
미국·일본·호주·인도 간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가 곧 사상 첫 정상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쿼드에 거리를 두고 있다. 한국 정부가 미중 사이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쿼드는 미국이 2019년 대(對)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주도해 설립한 비공식 4개국 안보 협의체이다. 그동안 정부는 미국의 쿼드는 물론 쿼드 플러스(한국·베트남·뉴질랜드) 구상에도 요청 받은 적 없다며 미온적 태도를 유지해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쿼드 4개국이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맞서기 위해 화상 방식으로 사상 첫 정상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요미우리신문도 이날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쿼드 첫 정상회담이 이달 중순 열린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8일 바이든 행정부 들어 쿼드 외교장관회의가 열렸다.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정상회의인 만큼 이번 회의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미 외교 국방 수장이 오는 15~19일 방일·방한 일정 동안 쿼드 정상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한미, 미일동맹의 온도차이가 부각될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면서 미국이 추진하는 한미일 협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쿼드 등 대 중국 견제 안보협의체에는 미온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3·1절 기념사에 처음으로 ‘한미일’ 협력을 언급했다.

한국 정부는 쿼드 플러스 참여에 대해서도 수동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취임 당시 쿼드와 관련해 “투명하고 개방적이고 포용적이고 또 국제규범을 준수한다면 어떤 지역 협력체 또는 구상과도 적극 협력할 수 있다”면서 조건부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 정부를 의식한 발언으로 읽힌다.

미중 패권갈등 아래 난감한 상황이지만 한국 정부는 줄타기 외교를 지속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정부의 미중 줄타기 외교가 바이든 행정부 아래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효기간이 끝났다고 보고 있다.

한국 정부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동맹복원 구상에 이탈하면서 동북아 새로운 질서와 협의체에 편승하지 못하고 심지어는 한미동맹에 균열이 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과거처럼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하지 말고 우리의 이익 중심으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한미동맹에 기반해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그는 “쿼드 참여 요구는 지속될 테이니 이제는 입장을 정해야 한다”면서 조속한 쿼드 참여 의사를 미국에 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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