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 1회냐, 2회냐…제3지대 단일화 경선 또 ‘갈림길’

  • 뉴시스
  • 입력 2021년 2월 22일 0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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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경선 1차 TV토론 마치고 2차 토론 준비
2차 TV토론 실무협상 진척 없어…25일 가능하나
선관위 유권해석 '뇌관'…제3지대 단일화 분수령
安 "선관위가 최소 3회 토론 가능하다고 해줘야"
琴 "시민들에게 공표한 사항…무조건 25일 해야"
토론 1회로 끝날 경우 '경선 부실화' 비판 우려도

서울시장 보궐선거 ‘범야권 제3지대 단일화 경선’이 2차 TV토론을 앞두고 또 한 번 ‘갈림길’에 섰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은 지난 4일 여의도 의원회관 의원식당에서 만나 제3지대 단일 후보 선출에 뜻을 모았다.

이어 양측은 곧장 실무협상을 가동해 2월15일과 2월25일 두 차례 TV토론을 한 뒤, 3월1일 제3지대 최종 후보를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15일 첫 TV토론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유권해석을 두고 양측의 파열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안 대표 측은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은 후보당 1회만 허용한다’는 선관위 유권해석이 나옴에 따라 제3지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가 최종 경선에서 ‘1회 토론’ 기회를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반면 금 전 의원 측은 선관위 해석은 과거 노무현 민주당 후보-정몽준 국민통합21후보 단일화를 기준으로 한 낡은 잣대라며, TV토론은 예정대로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결국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15일 TV토론은 무산됐고, 추가 협상을 통해 우여곡절 끝에 지난 18일 1차 TV토론을 성사시켰다.

다만 2차 TV토론이 여전히 ‘뇌관’으로 남아있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은 1차 토론 뒤 따로 만나서 25일 2차 토론의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양측의 실무협상은 사실상 진척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선관위 답변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 측은 지난 15일 선관위에 TV토론 횟수 등에 대해 질의를 했고, 22일 이에 대한 답변이 나오면 협의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안 대표 측은 선관위에서 최소 3회 TV토론이 가능하다고 답변을 해야, 금 전 의원과 2차 TV토론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부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선관위에서 단일화를 위한 TV토론 가능 횟수가 2회라는 해석이 나오면, 이미 지난 18일 TV토론을 1회 했기 때문에 남은 기회는 국민의힘 후보와의 경선에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선관위에서 TV토론이 세 번이 가능하다고 유권해석을 내려줘야 한다”며 “국민의힘과 단일화가 남아있으니까, 우리 입장에서는 토론 기회를 함부로 못 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쨌든 유권해석이 세 번 정도 나오지 않는 이상 (금 전 의원과) 두 번의 방송 토론이 가능하겠냐”며 “선관위 유권해석이 상식적인 차원에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금 전 의원 측은 오는 25일 TV토론은 시민들에게 공표한 합의 사항인 만큼 원칙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 전 의원 측은 선관위가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해석해 3회 미만으로 TV토론이 가능하다고 할 경우, 야권의 공동대응도 고려하고 있다.

금 전 의원 측 관계자는 “25일 TV토론은 확정 사항”이라며 “25일 TV토론이 진행되도록 그 기준에 맞춰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TV토론이 유권자들의 선택을 위해 유용하고, 선관위 유권해석이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낡은 잣대라면 야권이 공동으로 문제 제기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금 전 의원 측은 선관위 유권해석에 따라 2차 TV토론이 곤란하다고 할 경우, 다른 형식의 토론 진행도 염두에 두고 있다.

방송사가 주관하는 TV토론이 아닌 유튜브를 활용한 토론회나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주도하는 마포포럼 주최 토론회, 혹은 후보 공동주최 토론회 등으로 대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른 수단으로 대체해도 문제는 여전하다. 객관성·공정성 등을 담보할 주최자 선정과 토론방식 협상까지 TV토론에 비해 준비할 사항이 많기 때문에 협상이 또다시 난항을 겪을 수 있다.

게다가 최종 단일 후보를 발표하기로 한 3월1일까지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 선정을 위한 일반시민 여론조사까지 진행하려면 일정도 빠듯하다. 효율적인 측면에서도 TV토론이 유리하다.

일각에서는 선관위 답변이 보수적으로 나와서 2차 TV토론이 어려울 경우, 토론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안 대표 측이 이를 지렛대로 바로 여론조사로 가는 방안을 설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2차 토론 없이 바로 여론조사로 넘어갈 경우, ‘소문난 잔칫상에 먹을 것이 없다’거나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등 제3지대 단일화 경선 부실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야권 관계자는 “지금은 초반과 달리 안 대표가 압도적인 상황만은 아닌 것 같다”며 “미리 여러 번의 토론을 통해 미리 털 수 있는 것은 털고 가야 국민의힘의 경선이든, 본선에서든 안 대표에게 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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