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선별+보편지원’ 밝히자, 홍남기 “수용 어려워” 또 반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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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재난지원금]
文대통령, 이틀째 지원대책 강조… 이낙연도 적극재정 필요성 역설
“나라 곳간 풀어야 다시 채울수 있어… 아동수당 지급 18세까지 확대”
재정부담 우려… 슈퍼추경 험난할듯
野 “보선용 카드 모두 던져” 비난

‘모두 주겠다’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4차
 재난지원금을 준비하겠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서는 맞춤형 지원과 전 국민 지원을 함께 협의하겠다”며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지원과 전 국민 보편 지급 방안을 모두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모두 주겠다’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4차 재난지원금을 준비하겠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서는 맞춤형 지원과 전 국민 지원을 함께 협의하겠다”며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지원과 전 국민 보편 지급 방안을 모두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늦지 않게 충분한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맞춤형 지원과 전 국민 지원을 함께 협의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계층에 대한 선별 지급 외에 경기 진작을 위한 전 국민 보편 지급도 함께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에 이어 이날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한 지원 대책 마련을 강조한 가운데 이 대표도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공식화하면서 정부의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가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새해 초부터 추경 카드를 쓰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기 때문에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슈퍼 추경’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국민이 국가의 역할을 묻습니다, 코로나를 넘어 신복지국가로’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나라 곳간을 풀 때는 풀어야 다시 채울 수 있다”며 적극적인 재정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우리는 59년 만에 한 해 네 차례 추경을 집행했다. 558조 원, 사상 최대의 올해 예산도 상반기에 72.4%를 집행할 계획이다. 그래도 부족하다”고 했다.

다만 선별 지원금과 보편 지원금 간 지급 시차를 둘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 대표는 “방역 조치로 벼랑 끝에 몰린 취약계층과 피해 계층은 두텁게 돕겠다”며 “경기 진작을 위한 전 국민 지원은 코로나 추이를 살피며 지급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건 어렵다’는 홍남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상으로 열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추가적 재난지원금 지급이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전 국민 
보편 지원과 선별 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건 정부로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뉴시스
‘그건 어렵다’는 홍남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상으로 열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추가적 재난지원금 지급이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전 국민 보편 지원과 선별 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건 정부로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뉴시스
이 대표는 4차 재난지원금 외에도 손실보상제와 협력이익공유제, 사회연대기금 등 이른바 ‘상생연대 3법’ 도입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벼락 거지’라는 말을 들어봤느냐”며 “갑자기 가난해진 사람들이 많다. 불평등의 심화를 차단하고 서민과 중산층의 붕괴를 저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새해 화두로 제안했던 이익공유제에 대해 “재정으로 충분하지 않고 민간의 상부상조가 필요하다”며 기업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또 “정부, 기업, 개인이 사회연대기금을 만들어 피해자들을 돕자”며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모범 사례로 제안했던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당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다시 한 번 언급하기도 했다.

야당은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집권여당이 시간에 쫓기듯 던질 수 있는 카드는 다 던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효과를 분석해 꼭 필요한 곳에, 재원의 범위 안에서라는 문 대통령의 말을 지키는 범위에서 4차 재난지원금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연초 이익공유제를 꺼냈다가 손실보상제까지 얘기했지만 4월 보궐선거 전 지급이 불가능할 것 같으니 이제 와서 4차 재난지원금까지 꺼낸 것”이라며 “불공정 금권선거”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자신의 신(新)복지체계 구상인 ‘국민생활기준 2030’도 이날 제안했다. 소득 주거 교육 등 전 영역에서 국민 생활의 최저기준을 보장하면서 적정 기준을 지향하자는 제안으로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만 7세에서 만 18세까지 확대 △전 국민 상병수당 도입 △공공 노인요양시설 확대 등을 담겠다는 계획이다.

대표 임기 만료를 한 달여 앞둔 이 대표가 여권 ‘이낙연표 복지’ 정책을 처음 공개한 만큼 앞으로 대선 주자들 간 정책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기본소득’ 정책에 대해서는 “(미국) 알래스카 말고는 그것을 하는 곳이 없다”고 답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전주영 기자
#이낙연#홍남기#반기#4차재난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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