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된 ‘부산판례연구회’ 네번째 대법관 배출 앞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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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무제 前대법관 설립 연구모임
헌법재판관 2명도 거쳐가… 지역 법조인 ‘네트워크의 장’

대법관 후보자로 임명 제청된 이흥구 부산고법 부장판사(57·사법연수원 22기)는 2000년부터 20년 동안 부산 지역 판사들의 모임인 ‘부산판례연구회’에서 활동해왔다.

1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판례연구회’는 1988년 부산지법과 고법의 판사 13명이 모여 만들었다.

부산고법 부장판사였던 조무제 전 대법관(79)이 매달 한 번씩 대법원 판결 등을 두고 토론해 보자면서 동료 판사들과 모임을 만든 게 시작이었다. 창립 10여 년이 흐른 1998년 무렵에는 지역법관이었던 김신 전 대법관(63·12기)과 김종대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72·7기), 문형배 재판관(55·18기)도 가입해 활동했다. 지역법관은 아니지만 1989년부터 2001년까지 10년이 넘게 부산에서 근무했던 안철상 대법관(63·15기)과 소년사건을 전담하며 ‘호통판사’로 불리는 천종호 부장판사(55·25기)도 이 연구회 회원이다.

2020년 8월 기준 200명이 넘는 ‘부산판례연구회’ 회원들은 매달 한 번씩 모여 대법원과 하급심 판례를 분석한 뒤 의견을 나눈다고 한다. 연구회는 매년 ‘판례연구’라는 논문집을 발표해 전국 법원에 배포한다. 부산지법에서 근무했던 한 판사는 “부산고법의 항소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히면 회원들이 대법원 판결을 낱낱이 분석해 피드백하곤 했다”고 했다. 재경지법의 또 다른 판사는 “지역에서 대법관과 재판관을 배출하는 산실로 불린다”고 했다.

판사들의 소모임으로 시작된 연구회는 이제는 부산지역 법관들과 변호사, 로스쿨 교수들을 잇는 ‘네트워크의 장’이 됐다. 200명이 넘는 회원 중 절반 가까운 100여 명은 부산 일대에서 활동하는 변호사와 부산의 로스쿨 교수들이다. 기념식이나 월례 회의에 전직 대법관이나 재판관 회원들이 참석해왔다. 2010년 5월엔 김종대 전 재판관이 연구회 월례 회의에서 ‘재판에 있어서의 헌법 문제’란 내용으로 발표를 했다. 퇴임 후 동아대 로스쿨 교수로 있는 김신 전 대법관도 지난해 연구회를 찾아 후배 법관들의 발표를 지켜봤다고 한다.

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 기자
#부산판례연구회#대법관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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