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험지 보낸 한국당, 홍준표·김태호 ‘공천 배제’ 수순?

  • 뉴스1
  • 입력 2020년 2월 10일 15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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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경남도지사 예비후보.  2018.5.2/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경남도지사 예비후보. 2018.5.2/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공천의 ‘첫단추’를 끼우면서 한국당 공천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험지출마 문제도 결정이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천잡음을 조기에 수습하고 본격적인 인물 검증에 들어갔기 때문에 한국당은 홍준표, 김태호 두 중진의 공천 문제를 마냥 끌고 갈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0일 오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대표급 인사들의 험지 출마 여부 등에 대해 논의한다.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의 출마지도 주요 안건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홍준표, 김태호 두 중진은 현재 ‘고향 출마’를 고집하고 있지만 공관위는 험지출마를 압박하고 있다. 앞서 공관위는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종로 이외의 험지 출마 등을 두고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가 결국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결단하는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황 대표가 험지 출마를 결심했고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공관위로서는 중진들의 ‘희생’을 요구할 명분을 얻었다. 지난 9일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경남에 내려가 홍준표, 김태호 두 중진을 직접 만난 것도 ‘험지출마’ 결정을 위한 수순으로 읽힌다. 김 전 도지사는 10일 페이스북에서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험지 출마 안 하면 공천 못 준다”고 했다는 말을 전하며 부당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공관위가 이들의 입장을 다 들어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총선에서 경쟁해야 할 민주당은 이미 공천심사 절차를 가동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잡음을 일으킨 후보들에 대해 공천배제나 불출마 결단을 이끌어냈다. 앞으로 각 지역의 경선과정을 공정하게 관리하고 주요 전략지역에 참신한 인물을 배정하는 수순만 남아 있다.

반면 한국당은 부산경남(PK)의 중진과 대구경북(TK) 현역의원들의 ‘물갈이’를 이끌어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남겨 놓고 있다. 그 첫 관문이 홍준표, 김태호 두 중진이다.

공관위가 단호한 ‘물갈이’ 공천을 하지 못하면 향후 보수통합 과정에서도 계속 부담으로 남게 된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누구를 어떤 지역구에 내보낼 것인지를 놓고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물갈이’를 넘은 ‘판갈이’를 강조하면서 공천 혁신과 쇄신을 전면에 내세웠다. 야권통합이 성공리에 마무리되면 총선 전망은 나쁘지 않다.

2월 1주차 주간동향에 따르면 정당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0.2%, 한국당 30.2%, 새보수당 4.1%로 나타났다. 한국당은 경기·인천과 중도층 지지율이 오르면서 30% 선을 회복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 지지율을 합할 경우, 34.3%로 민주당과 격차는 5.9%포인트(p)다.

서울은 민주당 35.2%, 한국당 30.1%, 새보수당 4.3%로 합당했을 때 격차는 0.8%p에 불과하다. 또 중도층에서는 민주당37.9%, 한국당 30.1%, 새보수당이 4.8%로 합당했을 때 격차는 1.4%p로 나타났다.

조사 시점이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선언과 유 위원장의 불출마 선언 이전인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여론조사에서는 합당 효과가 본격적인 지지율 변화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가 고향 출마를 접고 수도권 험지에서 황 대표와 함께 ‘정권심판’의 선봉에서 움직인다면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수도권에서부터 시작된 반문재인 민심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은 물론 한국당의 개혁공천도 실현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의 고향 출마 의지를 꺾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5년간 흔들림 없이 이 당을 지켜 왔고, 당을 위해 수없는 희생적 결단을 해왔다”며 “지친 심신을 추스르고 고향에서 다시 일어서기 위해 고향 출마 한 번쯤은 해도 될 자격이 있다고 본다. 자의로 탈당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잘못된 여론전에도 나는 흔들리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김 전 지사도 “제가 ‘험지전용 철새도 아닌데, 이번만큼은 제가 사랑하고 저를 원하는 고향 땅에서 일하고 싶다. 초심으로 고향에서 성숙한 정치를 시작하고 싶다”며 “선거기간 내내 부산·울산·경남은 물론이고 당의 명령이라면 전국 어느 곳이라도 뛰어다니며 총선 승리를 위해 온 몸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는 YTN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응답률은 4.9%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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