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통한 것”…황교안 단식, 지소미아 유예에 탄력받을까

  • 뉴스1
  • 입력 2019년 11월 23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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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 4일 차에 접어든 2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 News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 4일 차에 접어든 2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 News1
“위험한 안보 도박이 그나마 멈춰 선 것은 황교안 대표의 단식과 미국의 압박이 통한 것”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3일 새벽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과의 방미 일정을 하루 일찍 마치고 귀국하며 밝힌 말이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유예에 황 대표의 역할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부터 지소미아 종료 철회, 선거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패스트트랙 법안 철회 등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 중에 있다.

황 대표의 단식 투쟁은 이전에 있었던 장외 투쟁·삭발 투쟁에 이은 강경 노선의 연장선이다.

조국 사태가 마무리되면서 한동안 정체됐던 당의 지지율을 ‘싸우는 야당’의 모습을 통해 다시 제고하겠다는 목적이다.

황 대표가 내걸었던 3가지 조건 중 지소미아 종료가 조건부로 유예됨에 따라 황 대표의 단식은 일부나마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다.

강기정 청와대 수석 대변인도 정부의 결정을 발표하기 전 황 대표를 찾아 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유예 내용을 미리 전달해 단식 철회에 대한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황 대표는 이 같은 정부의 결정에도 단식 투쟁을 접지 않았다. 지소미아 연장 성과는 성과대로 남기면서 선거법·공수처법 철회 투쟁을 이어나겠다는 취지다.

황 대표는 4일 집시법에 따라 청와대에서 100m 거리 떨어진 사랑채 앞에서 밤을 보냈다. 당초 단식 투쟁 첫날에는 집시법으로 인해 국회로 철수했으나, 이날은 청와대 앞에서 자리를 지키며 단식 투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다만 지소미아 종료 유예가 황 대표 단식의 효과를 더욱 높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조건부로 유예 결정을 내리긴 했지만, 제1야당의 투쟁 때문에 접었다기보다는 한미일 복잡하게 얽힌 외교 관계 문제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정치권 전반의 시각이다.

황 대표 역시 전날(22일)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유예 결정을 밝히자 한국당이 이뤄낸 성과라고 평가하기보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겼다”고 밝혔다.

패스트트랙에 올라가 있는 선거법·공수처법 관련 협상에도 영향을 줄지 여부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지소미아 문제가 과소평가 된 것을 (황 대표가) 부각시켰다는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는 본의 아니게 협치를 보여준 셈이다. (정부와 황 대표) 누구의 공이라고 얘기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패스트트랙 문제는 여당이 야당을 타협해내야 하는 문제인데, 여당이 타협할 생각을 않고 있다”며 “단식을 이왕 시작했으니 물러설 수 없을 것이다. 당분간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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