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정경심 PB 인터뷰 전문 공개…짜깁기 논란 차단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10일 1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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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원서동 노무현시민센터 건립부지에서 열린 기공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9.4/뉴스1 © News1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원서동 노무현시민센터 건립부지에서 열린 기공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9.4/뉴스1 © News1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인터뷰 내용을 두고 진실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조국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인이었던 김모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 뱅커(PB)의 증언을 놓고 파문이 일자 10일 오후 노무현재단은 인터뷰 녹취록 전문을 공개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유 이사장과 당사자인 김모 PB가 논란의 중심에 서자 녹취록 공개를 통해 판단을 시민들에 맡기겠다는 이례적 행보를 보였다.

김PB는 앞서 정 교수와 함께 동양대 연구실에서 컴퓨터를 들고 나왔으며, 방배동 조국 장관 자택 PC 하드디스크도 직접 교체한 인물이다.

논란이 된 대목은 김PB가 유 이사장과의 인터뷰에서 ‘증거인멸’을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부분이다. 인터뷰 가운데 관련 대화가 지난 8일 유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인 ‘알릴레오’에서 빠져있어 ‘짜깁기’ 논란이 일었다.

유 이사장은 지난 3일 진행한 1시간 반 분량의 인터뷰 가운데 20분만 8일 방송에 내보냈는데 ‘증거인멸 인정’ 부분을 의도적으로 누락했다는 야당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알릴레오’ 방송 이후 뒤늦게 공개된 인터뷰 녹취록 ‘전문’에 따르면. 김PB는 유 이사장과의 인터뷰에서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제가 인정을 했습니다. 하드(동양대 사무실 등에서 반출한 PC)나 이런 것들은 전혀 손을 대지 않고 그대로 (검찰에) 제출은 했지만, 그 행위 자체로 증거인멸이라고 인정을 하는 게 맞다. 제가 생각하기에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좀 멍청한 행동을 한 것 같다. 저도 그렇고 (정경심)교수님도 그렇고…”라고 부연했다.

김PB는 동양대의 정경심 교수 사무실에서 떼어간 PC에 대해선 “처음에 (동양대에) 내려간 것은 유리한 자료를 확보해야 되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그때는 당연히 검찰이 유리한 것은 빼고 불리한 것만 내서 할 것이라 생각했다. 없애라고 했으면 다 제가 없앴을 것”이라고도 했다. 하드디스크 교체 목적은 증거인멸이 아니라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정 교수가 PC 본체를 서울에 올라가면 달라고 했다”면서 그 순서에 대해선 “자택 PC를 떼어낸 것이 먼저였고 그다음이 동양대 PC”라고 했다.

이처럼 정 교수 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증거인멸’ 관련 발언은 정작 ‘알릴레오’ 방송 내용에는 나오지 않았다. 대신 유 이사장은 김 PB가 주장한 ‘정경심 교수가 조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에게 속은 것 같다’라는 취지의 발언에 초점을 맞췄다. 김PB는 “친척(5촌 조카)이란 사람이 들떠있고, 확정적인 이야기를 해서 본능적으로 이상하단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를두고 야당은 맹공을 퍼부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시민 알릴레오? ‘감출레오’로 이름 바꾸세요”라며 “조국한테 불리한 것은 모두 감추고 일부 유리한 것만 편집해서 방송하셨군요. 참 비루해지셨습니다”라고 꼬집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악마의 편집으로 진영을 위한 궤변방송을 하고 있다”며 “한 개인이 어떻게 진영비호를 위해 망가져 가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기록이 유시민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히틀러에게 괴벨스가 있다면 조국에겐 유시민이 있다”며 “거짓을 진실로 만들며 ‘정권의 촉새’를 자임하고 나선 유시민, 최소한의 죄의식은 챙겨라”고 거칠게 날을 세웠다.

한편 민주당은 “사실관계를 지켜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유 이사장을 직접 거론하지 않고 인터뷰를 검찰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은 KBS를 겨냥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KBS는 신속하게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취재와 보도 과정 전반에 대한 조사를 빠르게 이행해야 할 것이며 추측성 보도를 막기 위해 녹취록 전체를 공개하는 것도 검토해 보기 바란다”고 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아직 녹취록 전문을 보지 못했다”며 “사실관계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유시민 이사장에 대해)당 입장으로 내가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그건 그분의…”라고 언급을 꺼렸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노무현 재단은 녹취록 전문을 재단 공식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그러면서 “짜깁기 편집이다, 악마의 편집이다 등 많은 말이 떠돌고 있는데 사안에 대한 진위 여부를 시민 여러분께 맡기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전문 공개 배경을 밝혔다.

KBS를 향해선 “KBS 역시 법조팀과 김 PB의 한시간 분량 인터뷰를 공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현재 논란의 녹취록 전문은 노무현재단 공식홈페이지에서 첨부파일로 내려 받을 수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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